노조 “박동훈 전 사장과 비교해 스킨십 없어, 소통 부재가 파업 결정에 영향”…사측 “회사 상황과 노조 요청, 간극 크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3년간의 무분규를 깨고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의 불통경영이 파업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올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노조가 파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표적 재무통으로 알려진 시뇨라 사장의 현장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4일 오전 4시간의 주간조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는 지난달 146차 본협상에서 임단협이 최종 결렬된 데 따른 결과다. 노조는 오는 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 향후 일정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해 11월 박동훈 전 르노삼성 사장의 뒤를 이어 르노삼성 사장 자리에 임명됐다. 시뇨라 사장은 1991년 르노그룹 파이낸스에 입사해, 르노 캐피탈 코리아(RCI KOREA) 대표, 닛산 영업 재무 관리, 글로벌RCI Bank & Service 부사장으로 등을 거친 정통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시뇨라 사장은 올해 판매 목표를 내수 10만대, 수출 17만대 등 총 27만대로 설정했지만, 사실상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르노삼성은 올해 국내와 해외에서 줄곧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판매량은 1718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04840)에 비해 16.1% 줄었다. 남은 3개월 동안 10만대 판매는 어렵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중론이다.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 속에서도 노조가 파업에 나선 배경으로는 시뇨라 사장의 현장 소통 부재가 꼽힌다. 일각에서는 시뇨라 사장이 재무에는 밝을지 몰라도 한국 사정에는 어두워 노사 간 소통이 막혔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업계에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진행 과정에서 소통 부재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측이 노조 측에 임단협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 점이 대표적 소통 부재로 꼽힌다. 이는 박동훈 전 르노삼성 사장 재임 당시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노조 관계자는 박동훈 사장은 국내 사정을 잘 알았다. (노조) 위원장과 직접 통화는 물론, 공장도 자주 내려오는 등 관계가 좋았다. 그러나 지금 시뇨라 사장은 공장 경험이 전혀 없고 재무 쪽에 있다 보니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소통 부재도 이번 파업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소통 창구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와 소통을 위해 노사협력팀이 존재한다. 현재 임단협 난항은 노사 이견이 큰 것이 주 요인이라며 르노그룹 내에 40개가 넘는 공장들이 있는데 모두 개별 경쟁하는 구조다. 경쟁요소는 생산단가, 인건비 등이 있다. 회사 상황과 노조 요청 사항 간의 간극이 좀 큰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르노삼성은 지난 5월부터 내수 부진 탓에 일감이 없어 잔업과 특근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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