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통한 주택시장 점유율 확대 포석...인수합병 위한 실탄 준비 시각도

호반건설 로고/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건설경기 악화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호반건설이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그 배경과 목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변화하는 건설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신규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도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와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호반건설의 상장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선정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일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KB증권과 함께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상장 추진과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투자 매력도를 높일 방침이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 4월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상장 검토에 나선 적이 있다. 

건설경기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호반건설의 상장 추진은 이례적인 행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둔화하면 타 건설사들은 상장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건설경기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주택시장 규제 등의 영향으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달 보다 1.3%, 전년 동월 대비로 6.2% 감소했다. 건설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건설수주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주택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상장을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 먹거리가 줄어드는 등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호반건설이 상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또한 개발과 운영 등을 아우르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호반건설이 M&A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이 그동안 M&A 시장에 관심을 보여 왔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호반건설은 당시 M&A 최대어로 꼽히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호반건설은 울트라건설, 동부건설, 보바스병원, SK증권, 제주퍼시픽랜드 등 굵직한 매물이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관심을 보였다.

올해 1월에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가로 1조6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대우건설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나타나자 호반건설은 인수를 포기했다. 이로 인해 호반건설은 입찰에 참여해 매물만 들여다본 후 인수를 포기하는 M&A 시장의 체리피커(실속만 챙기는 사람)로 눈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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