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즉시연금 등 금융권 논란에도 관련 금융사 CEO 증인서 빠져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19일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무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과 2018년도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 안건을 의결했다. / 사진=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이 확정됐다. 채용비리와 대출금리 조작, 보험사 즉시연금 미지급금 논란과 관련해 증인 채택이 예상됐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이름이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관련 민간 금융사 CEO가 국감에 나와 논란에 대해 질의 받고 해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증인 채택에서 모두 제외되며 올해 금융권 이슈를 다룰 국감이 반쪽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올해 국정감사 증인 42명, 참고인 15명을 채택했다. 금융권에서 증인 명단에 오른 인물은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행장, 김정민 KB부동산신탁 부회장이 유일하다. 채용비리와 대출 금리 조작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시중은행장들의 명단은 모두 제외됐다.

금융권 채용비리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장급 이상 실무진에 대한 검찰의 실형 구형이 진행되면서 금융권에 파장을 일으켰던 사안이다. 금융권도 이번 국감에서 채용비리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사 CEO가 모두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또 최근에 발생한 대출금리 조작 사태로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BNK경남은행과 KEB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에서 대출금리 조작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은행 경영자에 대한 증인 채택은 없었다.

특히 국감에서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업권의 즉시연금 논란이 계속되면서 주요 생보사 CEO에 대한 증인 채택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이 또한 모두 빗나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국감에 나가게 되면 전날 대응 전략을 짜기 위해 전 직원이 퇴근을 못 할 정도다”라며 “금융사 입장에서도 CEO 증인 채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금융사 입장에선 다행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중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청으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행장 2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에 대해 심 행장에게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참여연대가 케이뱅크 대주주 중 하나인 우리은행이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케이뱅크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은행 인가가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확대 등 영업형태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김정민 KB부동산신탁 부회장은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금융권 이슈를 다룰 국감은 11일과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감사와 19일과 22일 금융위 산하기관인 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KDB산업은행, IBK중소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에 대한 감사로 진행된다. 기재위는 오는 23일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24일에는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KIC)가 기재위로부터 국감을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금융권 채용비리나 대출금리 부당산정과 관련해 의원들이 금융당국에 자료를 요구한 상황이라 국감 도중에도 CEO 출석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국감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증인 출석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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