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유예 중기 밀집지역 가산디지털단지 근무시간은 5분 증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KT광화문빌딩 이스트(EAST)에서 근무하는 KT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 사진=KT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출근 시간이 늦어지고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직장인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여가 활동 소비는 증가했다.

 

또 직장인의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광화문과 판교 등 회사가 밀집된 지역은 18시 이후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이 최대 14.7% 감소했다.

KT와 BC카드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3개월을 맞이해 주52시간 근무제로 변화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 제도다. 관련 법규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해 7월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KT가 분석한 유동인구 빅데이터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지난 8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체류시간)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평균 55분 감소했다. 유동인구 빅데이터는 휴대폰과 기지국이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신호정보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IT, 게임 업계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많은 성남시 판교의 경우에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평균 11.6분 감소했으며, 주52시간 근무제 유예 대상인 금융 업계 대기업이 많은 여의도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6분 줄었다.

반면에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많이 위치해 있는 가산디지털단지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오히려 5분가량 증가했다.

또 지난해 8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오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해당 지역의 전체 직장인 중 26%가 출근했으나, 올해는 같은 시간 동안 전체 직장인 중 15%만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시 30분부터 9시 사이에 출근하는 직장인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38%로 늘어나 주52시간 근무제의 영향으로 많은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30분가량 늦춰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광화문, 판교, 여의도 모두 18시에서 19시 사이에 퇴근하는 직장인 비율이 최대 31.4%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7%포인트 증가했다. 가산디지털 단지는 지난해 동기간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특히 여의도는 금융 업계 특성상 8시 전에 전체 직장인 중 90%가 출근하는 패턴은 지난해와 동일하나 다른 지역과 비교해 30분가량 빨리 퇴근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는 유예 대상 기업도 주52시간 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BC카드의 8월 19일부터 9월 15일까지 가맹점 매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여가 활동 관련 업종의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평균 9.2% 증가했다. 증가한 여가 활동 매출 규모는 BC카드 기준 약 16억 원에 달한다. 여가활동 관련 업종은 서점, 골프연습장, 볼링장, 테니스장, 수영장, 헬스클럽, 영화관, 티켓, 기타 문화 취미 등이다.

서울시 전체에서 여가 활동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동작구로 지난해 대비 여가 활동 매출이 무려 70.3%나 증가했다. 이어 강서구가 66.3%, 동대문구가 42.7% 순이었다. 반면 직장인들이 많이 근무하는 종로구, 금천구의 경우에는 오히려 여가 활동 매출이 지난해 대비 각각 7.7%, 6.7% 감소했다.

광화문과 판교의 점심시간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해당 지역의 18시 이후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은 최소 10.3%에서 최대 14.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와 가산디지털단지의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은 작년과 유사하거나 다소 증가했다.

한편 KT는 주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된 7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주요 SNS에서 언급되는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여가’, ‘퇴근’, ‘육아’ 등 업무 시간 외 활동과 관련된 단어들이 언급량 순위 상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인 ‘워라밸’의 언급량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배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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