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줄여도 급여·임차료 등 상승 높아 경영효율성 저하

국내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매년 직원과 점포를 줄이며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이하 판관비)는 반대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을 해도 은행 유지비용이 절감되지 않는 것이다. 은행마다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고 비용 절감이 중요해지면서 앞으로 직원 축소와 점포 통폐합은 더 커질 전망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일반직원 수는 5만6129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913명 줄었다.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6551명 감소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 직원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820명 줄며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신한은행 556명, KEB하나은행 352명, 국민은행 185명 순으로 직원 수가 줄었다. 직원 수는 KB국민은행이 1만64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 1만3739명, 하나은행 1만3214명, 신한은행 1만2738명 순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일반직원 현황. / 사진=시사저널e

4대 은행 점포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 점포현황을 보면 총 3571개가 운영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보다 100개 줄었다. 2년 전과 비교해 269개 감소했다. 은행별로 KEB하나은행 점포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총 54개 줄었다. 이어 신한은행 28개, 국민은행 11개, 우리은행 7개 순이다.

점포 수는 KB국민은행 1053개, 우리은행 880개, 신한은행 872개, KEB하나은행 766개 순으로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자와 수수료를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대부분 직원 급여와 지점 비용으로 나간다”며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불필요한 지점을 통폐합하고 직원도 줄여야 은행 경영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은행마다 고정비 부담을 줄여 경영효율화에 나섰지만 판관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판관비 중 급여가 대부분 차지하는 가운데 매년 급여가 상승하고 있어 직원, 점포 감축이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복리후생비, 지점 임차료가 늘어 판관비가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판관비는 5조5236억원을 기록했다. 4대 은행이 상반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자이익은 11조282억원이다. 이자이익의 절반을 관리비로 지출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판관비는 1년 전보다 582억원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 판매관리비 현황. / 사진=시사저널e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판관비는 1조6642억원이다. 1년 전보다 349억원 늘었다. 4대 은행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신한은행의 판관비(1조2559억원)가 전년보다 134억원 늘었다. 우리은행(1조3558억원)이 53억원, KEB하나은행(1조2476억원) 45억원 증가했다. 4대 은행 모두 직원 감소와 지점 통폐합에도 불구하고 판관비가 증가했다.

은행별 판관비 세부사항을 보면 국민은행의 직원 급여는 1년 전보다 198억원 줄고 퇴직급여비용도 14억원 감소했지만 복리후생비가 304억원, 임차료 62원, 기타 판관비 195억원 늘며 전체 은행의 판관비가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직원 급여가 69억원, 임차료 81억원, 기타 판관비 111억원 증가했다. 퇴직급여는 95억원, 복리후생비는 33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1년 동안 직원 수를 4대 은행 중 가장 많이 줄이며 급여가 28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리후생비도 33억원, 퇴직급여는 25억원 줄었다. 다만 기타 판관비가 393억원, 임차료 3억원이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직원 급여가 97억원, 복리후생비 22억원, 기타 판관비 216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KEB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점포를 가장 많이 줄이며 임차료가 25억원 감소했고 퇴직급여도 33억원 줄었다.

이에 판관비 세부 사항에 따라 4대 은행 대부분이 급여와 복리후생비, 임차료가 늘고 있어 은행들이 전략적 비용 절감을 위해 차후 직원 감소와 지점 통폐합을 더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비용 절감이 디지털뱅킹 전환기를 맞아 중요해지고 있다”며 “매년 인원과 지점을 줄이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권 직원 채용을 늘리고 지점 통폐합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어 당분간 감소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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