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일대 매물 품귀 여전해…전문가들 “당분간 관망세 유지할 것”

1일 서울 송파구의 종합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급매물 전단지가 붙어있다./사진=천경환 기자
“매물도 안 나오고 문의하는 사람도 없다. 거래절벽을 우려하는 집주인들은 있지만 막상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올리지는 않는다”.

서울시 송파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의 전언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매일같이 치솟던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매매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 부담에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 등을 놓는 동향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어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9·13대책에 이어 9·21대책까지 발표하자 서울 아파트 시장의 집값 상승률과 거래량이 떨어지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아파트 값은 9월 넷째 주(24일) 기준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이번 상승률은 일주일 전 상승률(0.26%)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아울러 서울 집값은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상승률이 줄어들었다. 대책 발표 직전 집값상승률은 0.47%까지 올라갔다. 

아파트 거래량 역시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4일부터 28일까지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125건 진행됐다. 이는 9·13대책이 적용되지 않은 기간(9월 1~13일)의 거래량(1463건)과 비교했을 때 90%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거래량은 떨어졌지만 주변 시세보다 보다 저렴한 급매물 등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 않아 정부의 이번 대책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자는 급매물만 찾는 분위기고 집주인은 눈치를 보며 시장 동향만 살피고 있다”며 “유리창에 붙어있는 급매물 전단은 기존에 있던 매물들이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투자의 개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강남권에 시세보다 5000만원 저렴한 급매물이 나왔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실제로 본 적은 없다. 나온 매물 있으면 좀 알려달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에서 공인중개사로 20년동안 일한 조아무개(60·남)씨는 “매수문의가 끊어지고 거래도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적어도 두 세달정도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분간 관망세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거래량과 아파트 값은 대출규제로 인해 가시적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인한 종부세 부과 시점이 내년 12월이기 때문에 폭등세가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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