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타행거래 장애 이어 신한 거래 지연…“거래 몰리면서 발생”

28일 서울시내 한 은행의 창구에서 시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뱅킹을 선도하는 대형은행들이 잇따라 전산시스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산장애로 인해 타행 이체와 같은 기본적인 금융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다. 은행마다 금융거래가 갑자기 몰려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재발도 가능한 상황이다.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우리은행 전자금융 공동망에 장애가 발생하며 스마트폰, PC 등 온라인뱅킹에서 타행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 전산장애는 오전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다. 지난 5월 8일에도 우리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공식 가동한 첫날 일부 모바일뱅킹 앱에서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전산장애에 대해 우리은행은 금융결제원의 타행 공동망 회선 중 우리은행과 연결된 회선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인 은행 서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과 연결된 금융결제원측 타행 공동망 회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산 서버 과부하를 원인으로 보고 서버의 망 용량을 10배 이상 늘려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과는 관련이 없다”며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은행의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오류가 생겼을 것이다. 당시 디지털뱅킹은 정상이었다. 우리은행 간 거래도 정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산장애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 금감원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다음 달 10일부터 우리은행 경영실태평가에 들어간다. 평가는 매년 이뤄지는 것으로 전산장애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다만 우리은행 전자금융 공동망에 장애가 발생하며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 만큼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전산장애에 대해 집중 검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은행 내용을 살펴보겠지만 전산장애와 관련해 면밀하게 조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전산장애와 관련해 우리은행은 10월 한 달간 송금수수료 전액 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면제대상은 개인고객이다.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텔레뱅킹 등 비대면채널을 이용한 자금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또 지난 21일 우리은행의 타행 공동망 장애로 타행으로 송금을 못하고 영업점 창구를 이용함으로써 발생된 송금수수료에 대해서도 전액 보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우리은행의 타행공동망 장애로 불편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 이어 지난 27일에는 신한은행의 인터넷,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가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4시 이후 약 10분간 인터넷·모바일뱅킹 송금 거래와 체크카드 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거래 속도가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거래 장애는 아니다. 다만 추석 연휴가 끝나고 비대면 거래가 몰리렸다. 먼저 주문된 거래부터 처리하다보니 일부 뒤에 몰린 거래에 10분 정도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전산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 체크카드 사용 등이 두 시간가량 일시 중단됐다. 당시에도 많은 거래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래량이 증가하는 월말이나 명절 등에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거래가 갑자기 늘면 다시 전산에 문제가 생기는 구조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이다. 조속한 해결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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