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벌어져도 한국은행 서두를 이유 없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올해 세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던 결과였다는 평가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세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던 결과였다는 평가 속에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 모두 강세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한미 금리차 확대에도 한국은행이 서둘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밤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p 인상해 2~2.25%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인 2%를 상회하게 됐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0.75%p로 확대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0.75%p나 벌어진 것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11년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당장 급격한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번 금리 인상이 국내금융시장에서 곧바로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 금융시장도 이번 인상을 이미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283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달 중순부터 지속되던 순매수 흐름이 금리인상에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19일부터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에 코스피는 소폭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7% 상승한 2355.4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종가가 2350선을 넘은 것은 6월 26일 2350.92에 마감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금리인상 소식에도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와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장중 강세와 약세가 번갈아 나타났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은 6틱 오른 108.36을 기록했고 10년물은 45틱 상승한 123.02를 기록했다. 

 

장초반은 강세가 나타났다. 미국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이벤트였기에 부담감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시장은 약세 흐름으로 전환했다. 

 

장초반 외국인들은 3년물과 10년물 국채선물 모두 매도세를 보였다. 금리인상을 두고 신중한 한국은행의 입장에 투자자들도 신중한 모습을 이어갔다. 다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10년 선물의 매도세를 줄였고 시장은 강세로 전환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지금 금리 정책에 관해서는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그 입장엔 변함이 없다 "연준의 금리인상,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 미중 무역분쟁 추이 등을 보면서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을 두고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 일단 오는 12월 한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후 중립금리 수준으로 언급되는 2.75~3.00%에 도달할 경우 계속해서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지에는 이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무리해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물가 경로가 급격히 바뀌지 않는 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3.00%에 도달하는 내년 상반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서둘러 금리를 인상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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