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신규 AI 미디어 추천기술 개발… 연내 상용화 목표

이종민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장이 신규 AI 미디어 추천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임재형 인턴기자
SK텔레콤 고객 맞춤형 추천기술이 더욱 정교해진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영화나 드라마 등 특정 미디어 콘텐츠 속에서 원하는 장면을 골라 보여준다. 시청자가 영화에서 주인공 키스신을 보고 싶다고 하면, AI는 주인공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을 추려낸다. 추려낸 장면 중 ‘키스하는 상황’으로 판단되는 장면을 골라내 시청자에게 최종 추천한다. 키스신을 찾아 번거롭게 스크롤을 사용하는 방법에서 벗어난 셈이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New ICT 포럼’을 열고 AI를 활용한 미디어 추천기술 개발계획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SK텔레콤의 AI 미디어 추천 기술은 크게 2가지로 영상분석 기반 장면 검색 기술, 콘텐츠 개인화 추천 기술 등이다.

◇ ‘씬 디스커버리(Scene Discovery)’기술을 활용한 장면 골라보기 가능해져

SK텔레콤 영상분석 기반 장면 검색 기술 ‘씬 디스커버리’는 AI를 활용해 영화나 드라마 등 특정 미디어 콘텐츠 속에서 원하는 장면만 골라 보여준다.

‘씬 디스커버리’를 개발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수천 편 분량의 영상 콘텐츠와 수백만장의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켰다. 현재 2500명 이상의 국내·외 유명 배우 인물, 키스·웨딩·댄스·식사·번지점프 등 50여종 상황, 계절, 랜드마크나 놀이공원 등 특수 장소, 배경 음악 등을 인식할 수 있다.

‘씬 디스커버리’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 활용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이 영화 ‘라라랜드’를 예시로 선보인 화면에선 씬에 등장한 배우 프로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프로필엔 배우의 추천 장면이 담겨있어 원하는 곳으로 즉시 이동할 수 있다. 또 영화 OST가 재생되면 프로필 하단에 자동으로 음원정보가 검색됐다.

AI에게 특정 장면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자동으로 추천하는 기능도 포함했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시청자가 주인공 키스신을 보고 싶다고 하면, AI는 여자 주인공 ‘엠마 스톤’과 남자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의 얼굴을 인식해 주인공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을 추려낸다. 이후 ‘키스하는 상황’으로 판단되는 장면을 다시 골라내 시청자에게 최종 추천한다.

몰아보기(binge watching)를 위한 인트로·엔딩 구간 탐지 기술도 도입됐다. 몰아보기는 넷플릭스만의 콘텐츠 제공 전략이다. 다량의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제공한 뒤, 인트로·엔딩을 건너뛰어 연속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SK텔레콤은 영상 분석 및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의 인트로·엔딩 구간을 공통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버튼 클릭 한번으로 해당 구간을 넘길 수 있다.

인트로·엔딩 구간 탐지 기술은 쿠키영상으로 넘어가는데도 활용한다. 쿠키영상은 영화에서 엔딩 크레딧 전후에 짧게 추가된 장면을 뜻하는 말로, 에필로그 영상이나 속편의 예고 영상이 해당된다.

이종민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장은 신규 AI 미디어 추천기술에 대해 “콘텐츠 스모그 시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다”며 “향후 미디어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 및 시청 패턴을 반영하는 추천 기술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옥수수 홈화면/사진=SK브로드밴드

◇ 시청 이력 기반 AI가 콘텐츠 추천… 개인 취향 따라 홈화면이 달라


SK텔레콤은 이날 AI가 시청자 취향에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콘텐츠 개인화 추천 기술’도 함께 소개했다. 콘텐츠 개인화 추천은 개인 시청 이력에 기반을 둔다. 모든 시청자는 개인 취향에 따라 각자 다른 홈 화면을 만난다.

SK텔레콤은 콘텐츠 개인화 추천에 순환신경망 모델(RNN, Recurrent Neural Network)을 활용했다. 이 모델은 사람의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과거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것이다. 사용자가 과거 시청한 콘텐츠 순서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이 자사앱 ‘옥수수’를 예시로 선보인 화면에서 인기·특정분야 드라마 선호 시청자들은 AI가 추천한 콘텐츠를 홈화면으로 제시받았다. 예능 프로그램 선호 시청자들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다음 에피소드에 더해 동영상 클립도 추천받았다. 전혀 다른 장르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해당되는 콘텐츠들이 섞여서 제공됐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4일 시청 이력이 많은 ‘옥수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향후 전체 이용자에게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자연어 분석 기술을 활용한 키워드 기반 콘텐츠 추천 서비스도 개발해 다양성을 높였다. 평론이나 댓글에서 ‘소설원작’, ‘브로맨스’ 등이 자주 언급되는 영화를 최근 시청했다면, 이용자는 자동 추출된 ‘#소설원작, #브로맨스’ 해시태그를 터치해 비슷한 영화를 찾을 수 있다.

이종민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장은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 서비스 외에 11번가 등 커머스 사업과의 연계도 생각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옥수수의 킬러콘텐츠 개발에 대한 질문에 이 원장은 “콘텐츠를 보게 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 중 교차추천을 통해 특정 영역의 소비자들을 데려온다면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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