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 등 주최 연설, “동아시아철도공동체, 미국 적극 참여해달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미국외교협회 CFR·KS(코리아소사이어티)·AS(아시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 ‘위대한 동맹으로 평화를’ 행사 연설에서 “남북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유엔사나 주한미군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정치적 선언이므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주한미군 주둔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결정할 문제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쟁의 공포에 불안해하던 남과 북, 또 주변국들에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과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일관된 지지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뉴욕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센토사 합의와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의 조속한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신뢰하고 있다. 중단됐던 북미 간 비핵화 논의도 다시 본격화될 것이다. 북미 정상이 다시 마주 앉으면 비핵화의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역내 안보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동반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남과 북은 본격적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남북경제공동체는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여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해경제특구와 동해관광특구 개발 계획도 갖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작년에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슈퍼링 구상과 몽골 고비사막의 풍력·태양광을 연계한 거대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상도 제안했다”며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를 넘어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발전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평화가 경제를 이끌고, 경제가 평화를 지키게 될 것이다. 미국의 참여는 동북아 발전을 가속화하고 지역의 안정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안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 서명과 관련해 “군사동맹에서 시작한 한미동맹은 이제 경제동맹을 넘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FTA 개정으로 양국 국민이 상호 호혜적 교역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은 테러리즘, 극단적 폭력주의, 환경과 보건, 기아, 난민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도 함께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위대하다. 그러나 나는 한반도 평화 구축을 통해 우리의 동맹이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갈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를 비롯해 학계, 재계, 언론계를 대표하는 유력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약 15분간 진행된 문 대통령의 연설 이후 청중들과 질의 응답 시간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