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철도·도로 등 조기공사 합의…“북측 비핵화 약속 이행이 관건”

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도로·철도 등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관련 건설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도로·철도 등의 인프라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등장에 건설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남북 경제협력으로 가시화 되고 있는 사업은 철도·도로 등의 구축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철도와 도로 연결 공사를 서둘러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로의 경우 평양개성 간 경의선 도로의 고속도로화, 동해선 구성원산 구간의 현대화 사업 등이 추진된다. 정부는 평화와 통일에 대비한 사업인 만큼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할 방침이다.

 

경의선은 남한의 1번 국도를 통해 서울~신의주를 잇는 노선으로, 부산에서 서울을 지나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중국으로 빠지는 한반도 핵심 도로망이다. 정부는 남측 구간인 문산개성(11.8) 구간에 대해 연내 연결 공사를 벌이기로 했다. 5179억원 규모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난 2004년에 이미 연결됐던 경의선은 20072008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하기도 했으나 시설이 낡은 상태다. 경의선은 현재 사업에 대한 사전 답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한을 거쳐 러시아와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현재 강릉제진 구간(104)이 단절된 상태다. 국토부는 올해 중 연결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예상 사업비는 23490억원에 달한다.

 

철도와 도로 연결은 서해와 동해 주변에 남북 공동특구를 조성하자는 두 정상의 큰 그림과 직접 연관돼 있다. 서쪽에는 개성공단을 기반으로 해주와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 경제특구를, 동쪽에는 금강산 관광을 설악산과 비무장지대 생태관광 사업으로 확장하는 동해 관광특구를 만드는 구상이다.

 

 

남·​북 정상은 도로 연결 개발 사업과 함께 개성공단 주변에 남북 공동특구(경제특구·​관광특구) 개발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경협 활성화 기대감에 건설사들도 반색이다. 올 하반기 이후로 사업이 본격화 되는 만큼 침체된 업계에 활력이 더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수주물량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 해외수주 부진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각 건설사들은 대북사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영업팀 산하에 상무급을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 TF를 구성해 정보 수집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전략기획본부 내 별도 북방사업지원팀을 만들었다. 대림산업은 토목과 플랜트를 중심으로 TF를 구축해 수력발전 등 전력산업에 대한 정부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GS건설도 토목·전력 등 인프라 사업 담당자를 발탁해 경협 참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대북사업 수혜 건설사로 꼽힌 현대건설은 별도의 TF를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사업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과거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 북한에서 경수로 사업을 주도했고 정 명예회장의 이름이 붙은 체육관까지 건립한 경험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별도 TF 구성이나 조직개편을 하지 않아도 각 실무부서마다 과거 대북사업 유경험자들이 100여명 넘게 남아 있다더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북사업이 순할을 걷기 위해선 북측이 비핵화가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켜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풀고 경협이 진척될 수 있을 것이라며 거기에 현지조사나 공동연구 같은 준비 작업에 우선 착수한 뒤 여건이 조성되면 남북 경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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