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전세거래 전년比 15% 증가…“규제 부담·대규모 이주 맞물려”

21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거래량은 7827건으로, 하루 평균 391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40건)보다 15% 가량 늘어난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9·13대책을 발표한 이후 서울 전세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폭등한 집값과 세금·대출 등의 규제강화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전세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은 대규모 이주수요와 맞물려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전세 거래량은 지난 3(13010)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9000건 수준에 머물다 8월 들어 1842건으로 증가했다. 이달 현재(21일 기준) 거래량은 7827건으로, 하루 평균 391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40)보다 15% 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난 8·2대책 이후 폭등한 집값과 9·13대책 이후 세금·대출 등의 규제가 강화된 것도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거기다 내달 시행될 전세대출 규제를 예감한 불안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강남권은 전세시장을 이끌고 있다. 송파구가 628건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서초구(584), 강남구(567), 강동구(343)가 뒤를 이었다. 비강남권에선 노원구가 676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송파헬리오시티의 영향으로 역전세난이 우려됐던 송파구는 가을 이사철과 대규모 이주수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송파구에서는 신천동 일대에 위치한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1300여가구), 진주아파트(1500여가구) 등이 내달부터 이주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기간이 남았지만 이주가 몰리다 보니 서두르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과거에는 재건축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수요자들이 움직였다하지만 최근에는 이주를 앞두고 괜찮은 집을 미리 선점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앞으로도 강남권 인기 지역 중심으로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의 전세 중간값은 5144만원으로 집계됐다. 집계 이래 처음으로 5억원을 넘은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이 진행되는 강남권은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세시장이 들썩일 수 있다또한 집값이 오른 지역들은 교육·교통 등 인프라가 입증된 곳들이기 때문에 전셋값 역시 지속적인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울 전체의 전세금 상승률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1개월간 0.57% 올랐다. 이는 작년(0.16%)·재작년(0.19%)2~3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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