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1400억원 규모 유상증자…해외 사업 확대 박차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직접투자가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회사인 NH투자증권 홍콩 현지법인(NH Investment & Securities[H.K.] Ltd)에 유상증자를 통해 1404억원의 현금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해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직접투자가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자회사인 NH투자증권 홍콩 현지법인(NH Investment & Securities[H.K.] Ltd)에 유상증자를 통해 1404억원의 현금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보통주 1억2500만주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NH투자증권의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NH투자증권이 홍콩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1404억원 전액이 순수하게 홍콩 현지법인의 사업확장을 위해 투입되는 셈이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 법인 증자는 NH투자증권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베트남법인에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938억원까지 늘렸다. 여기에 조만간 추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KB증권 역시 올해 안으로 베트남 현지 증권사의 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인수한 현지 증권사 매리타임증권에 5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자본금 830억원 수준으로 키울 전망이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이번 증자를 마치면 자본금 2500억원에서 3900억원 수준으로 급격히 확대된다. 증자 규모 면에서 올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 법인 증자 가운데 많은 금액이다. 규모 뿐만 아니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취임 이후 첫 해외법인 증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현지 법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로 성장성을 꼽는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와 달리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나서듯 증권사들도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못내는 것은 아니지만 확대폭이 정체되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는 홍콩법인의 출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법인을 해외 투자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지난 상반기말 기준 자기자본은 891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법인간 실적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곳은 미래에셋대우의 홍콩법인으로 지난해 순이익은 316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다른 증권사들도 미래에셋대우처럼 홍콩이나 싱가폴 등지의 해외 법인을 거점화한 뒤 시장을 넓혀가는 전략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역시 홍콩법인의 증자로 동남아 시장 전반에서 사업 확대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이 지분의 80%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 마다 강점이나 주력 사업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해외 법인에 공들이는 점은 마찬가지"라며 "홍콩이나 싱가폴 법인에 힘을 실어준 뒤 동남아 등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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