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의 선결조건인 대북제재 풀기 위해 양측의 결단 있어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등 특별수행원들이 20일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방북과 관련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문 중 하나는 역시 남북경협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경제인들이 총 출동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죠. 우선 남북은 올해 철도 및 도로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남북경협을 이야기하는데 북미회담이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왜 남한과 북한이 서로 경제협력하기로 했으면 됐지, 미국과 북한의 회담이 중요하다는 것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북미회담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상호 입장차를 줄이고 관계가 개선돼야 남북경협을 시작이라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대북제재 때문이죠. 북한과 경제적 교류를 하려면 대북제재가 해제돼야 하는데, 그 키를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이 조치가 해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사업을 하게 되면 우리 기업은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처하게 되죠. 하다못해 금강산 관광 하나도 대북제재 해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일례로 미국 재무부는 최근 북한 선박과 만나 환적을 시도한 러시아 기업 2개와 선박 6척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을 무시하고 갈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되던 날에도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으로 가 남북경협과 관련된 논의를 한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향후 경협이 가능해질 때 어떤 것들을 해 나갈지 서로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었고, 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북한은 물론, 전 세계에 보여준 효과가 있습니다. 당장 대북제재를 무시하고 경협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협을 위한 준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북제재 해소의 결정적인 요소는 역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를 해소할 의지가 없고, 우리 대한민국도 이에 동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해 적당히 넘어가자하면 좋겠지만 그런 식의 접근은 국제정치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가 탁월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렇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사이 중재자 역할을 멋지게 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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