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모여 서울·수도권 발전에만 집중 '비판'

시민들이 한 저축은행 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이 지역 서민들로부터 받은 예·적금 등 금융자금을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쓰지 않고 서울, 수도권에 집중해 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저축은행과 함께 대표적인 지역금융기관인 상호금융의 금융자금도 지역경제보다 서울,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역자금 유출 상황이 일반 시중은행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19일 ‘금융회사의 지역투자 활성안 방안’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금융자금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방에서 수신된 저축은행의 자금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기업금융 공급도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거둬들인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은 서울이 114.1%, 수도권은 103.4%로 모두 100%를 넘었다. 반면 지방권의 이 비율은 75%로 나타났다.

지방권의 이 비율이 100%가 넘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에서 100%가 넘는다는 것은 지방에서 자금이 유출돼 서울과 수도권에 금융자금이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시중은행 등 예금은행의 자금은 저축은행과 반대로 움직였다. 예금은행의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은 서울이 86.7%, 수도권 108.3%, 지방 128.9%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금융자금이 지방에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방은행의 자금이 서울, 수도권에 집중되는 동안 시중은행 자금은 지역금융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금융도 비슷했다. 저축은행의 기업금융 공급은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사업체 매출액 대비 기업여신 비율은 저축은행의 경우 서울이 0.81%, 수도권 0.65%, 지방 0.2%로 나타났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4배 이상 벌어졌다. 반면 예금은행의 이 비율을 보면 서울 19.1%, 수도권 16.2%, 지방 11.7%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2배 안팎에 불과했다. 저축은행의 지방 기업금융 공급이 시중은행보다 열악한 상황인 것이다.

저축은행만 아니라 상호금융도 비슷한 상황이다. 상호금융의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을 보면 서울이 83.1%, 수도권 79.4%, 지방 72.2%를 기록했다. 상호금융의 금융자금이 모두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풀리지 않고 서울을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지역자금 유출 현황을 보면 금융권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금융자금이 지방보다 서울, 수도권에 뿌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금융의 경우 서민으로부터 받은 수신의 약 30%를 국채 및 채권에 투자하는 상황”이라며 “대출 능력도 부족할 뿐 아니라 서민 자금을 대기업 등에 투자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