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물 부착” 보고 연락했더니 성매매 알선책 모집…허술한 모니너터링 시스템으로 무방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일부 ‘불법 성매매 알선’ 업자들이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대표 윤병준)을 통해 구인광고를 올리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 성매매 알선책들은 알바몬의 허술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악용, 성매매 알선에 필요한 아르바이트생을 교묘히 모집하고 있었다.

시사저널e 기자는 최근 관련 제보를 입수하고 알바몬에서 불법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취재 결과, 해당 채용공고는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픽업한 후 성 매수자의 집까지 이동하고, 성매매가 끝나면 여성을 다시 숙소까지 데려다주는 운전기사를 모집하는 것이었다. 일당 10만원에 지원자격은 자동차를 소유한 25~35세 남성이었다.

불법이다 보니 알선책들이 채용공고를 수시로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실제 올린 채용공고 역시 겉으로 봐선 불법 여부를 가려내기 힘들어 알선책과 접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어렵게 연결된 알선책은 신분을 감춘 취재진에게 해당 채용공고가 안내된 것과는 달리 실제 어떤 일은 하는지 추후 단속으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어떻게 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와 알선책 간의 통화내용 중 일부다.

알선책 : 우리가 알바몬 공고는 ‘광고물 부착’으로 올렸는데 혹시 유흥 쪽 일해본적 있나?
기자 : 없다.
알선책 : 우리는 유흥 쪽이다.
기자 : 주점 같은 곳인가?
알선책 : 출장이다.
기자 : 출장? 여성 출장을 말하는 것인가?
알선책 : 그렇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출장이다.
기자 : 그러면 마사지를 말하는 것인가?
알선책 : 말은 출장 마사지인데 연애 그런 쪽이다. 우리(업체)는 아가씨 한 명만 고정적으로 출퇴근 시켜주면 된다. 우리가 오더를 주면 그쪽 주소로 데려다 주고 기다리는 반복적인 일이다.
(중략)
기자 : 단속에 걸리지는 않나?
알선책 : 단속이 나오면 거의 아가씨들이 걸린다. 주소지 앞에 바로 내려주는 게 아니고 떨어져서 내려준다. 아가씨와 기사는 개인적인 전화번호를 교환하지 않기 때문에 기사 인적사항에 대해 아가씨가 전혀 모른다. (따라서) 단속에 걸리면 아가씨만 걸린다고 보면 된다. 혹시 단속에 기사가 걸려 벌금이 나오면, 벌금은 우리가 내준다.


문제가 된 알바몬 공고/이미지=알바몬 사이트 캡처

알선책이 기자에게 말한 ‘연애’는 성매매를 대신해 일반적으로 쓰는 화류계 언어다. ‘자차 기사님 모집’으로 올린 채용공고를 알선책이 ‘광고물 부착’으로 오인한 것을 보면, 이런 식의 허위 불법 채용공고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기자는 알바몬 채용공고 검색 조건(지역)에서 ‘서울’을 한정했기 때문에 만약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면 성매매 알선 관련 불법 채용공고가 얼마나 더 있을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이상 ‘성매매알선 등 행위’) 등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알바몬 측은 기자의 문제제기가 있은 직후에야 부랴부랴 문제가 된 공고를 확인했다. 채용공고의 적격 여부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부서에서는 해당 공고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바몬 관계자는 “개인정보, 불건전 사행성, 부당대우 관련 업소들은 이용제한처리를 해서 등록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기자가 문제제기 한)​해당 업체에 대해서는 이용제한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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