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대표, 北 리용남 내각부총리 등과 면담…남북 간 경제협력 기대감 언급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방북단에 이름을 올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관계자 및 기업·경제단체 인사들이 방북 첫날인 18일 평양시 중구역 인민문화궁전에서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를 면담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만나 “삼성의 이재용이다. 평양은 처음 와봤다”고 자신을 소개한 후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고 하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호텔 건너편에도 한글이 쓰여 있고,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라며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을 그렇게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리 내각부총리는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들이 주로 오갔다.

리 내각부총리는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며 “경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판문점(선언) 제목을 보시라.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철 청와대 보좌관은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공항에 ‘자주 통일’이라는 구호뿐 아니라 ‘평화 번영’이라는 구호가 많이 있어 인상깊었다”며 “과거와는 달리 남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구광모 LG회장은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좋은 기회를 주셔 감사하다”고 했고, 김 보좌관은 “선대 회장이 두 번 다 북에 다녀가셨다”고 소개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7년에 왔었는데 11년 만에 오니까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 건물도 많이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라난 것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남북관계가 발전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남북관계가 빨리 발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남북 간 구체적인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며 “빨리 (금강산 관광이)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리 내각부총리는 “현 회장의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답했다.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남북 교류가 남한 관광, 북한 관광 이렇게 따로 할 게 아니라 한반도 관광으로 민족 공동번영을 위한 관광을 했으면 좋겠다. 교류가 본격화되면 저희가 평양에서 함께하는 한반도 관광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고, 리 내각부총리는 이에 “우리 북남관계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에서 1시간 걸렸다. 지리적으로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 거리가 상당했다. 인식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은 “앞으로 북한 교류가 많아지고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