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에이징시스템 아이디어 유출 의혹 제기…카카오 “기술 다르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카카오가 고심 끝에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지만 아이디어 유출, 반쪽짜리 기능 등의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카카오는 5분 이내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내 대화방에서뿐만 아니라 상대와의 채팅방에서도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텍스트 메시지뿐만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이모티콘 등도 5분 안에 상대 채팅방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능에 대해 한 스타트업이 기술 탈취 의혹 혹은 아이디어 유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데이터 소멸 관리 스타트업인 ​디지털에이징시스템은 카카오톡 삭제 기능이 도입된 17일 ​특허 유사 혹은 침해를 주장했다. 디지털에이징시스템 측은 사업제안에 대한 도덕성 흠결과 특허 유사 및 우회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삭제 기능을 제안하며 사업협력을 시도했지만 당시는 받아들이지 않더니 은근슬쩍 기술을 도입했다는 주장이다. 


디지털에이징시스템(주식회사 달)은 지난 2014년도부터 2015년까지 3번에 걸쳐 카카오에 디지털 소멸 관련 사업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카카오는 논의 결과 회사 사업방향과 맞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또한 특허가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지원을 잘 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주주인 송명빈 특허권자는 “카카오 측에 소멸관련 사업을 제안했으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슬그머니 아이디어를 도용할 것이 아니라 대가를 지불하고 협업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지쳐서 싸우기도 싫다. 우리가 막대한 특허료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공동으로 협력해 이용자들의 권익을 찾아주는 것이 목표인데 참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에이징시스템은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 및 그 운용 방법에 관한 특허 등을 갖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4곳에 특허를 등록했다. 글쓴이가 글의 소멸시효를 정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글 자동 소멸 관리기, 서버에 내용이 남지 않는 메신저 지우개톡, 문서 자동소멸 관리기, 이미지 자동소멸 관리기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강원도와 협력해 강원도의 시·군 홈페이지에는 디지털 소멸시스템을 적용했다.

카카오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제보자가 보유한 특허는 ‘콘텐츠를 업로드 할때 콘텐츠 삭제 시점을 설정할 수 있는 개념’ 으로, 카카오톡 보낸 메시지 삭제 기능과는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디지털에이징시스템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업로드할 때 소멸시점을 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특허를 갖고 있는데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는 이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도 아닌데 의혹이 제기되는 것조차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송 특허권자는 “특허 제안, 투자 제안, 기술 제안을 세 차례 걸쳐 한 입장으로서 도덕성 흠결에 초점을 두고 싶다. 최소한 물어는 봐야하는 것 아니냐. IR(기업설명활동)까지 한 마당에 카카오는 우리 회사의 모든 내용을 다 알고 있고 디지털을 지워야 한다는 콘셉트도 다 파악하고 있다”며 “강원도청이 2대 주주인데 어떻게 사건보고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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