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광주銀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권 ATM을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국내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하락하며 자산건전성이 높아졌지만 이는 시중은행에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반대로 높아졌다. 지방은행이 지역 경제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자산건전성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 경남, 광주, 전북, 대구, 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0.02%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SC제일, 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6대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5%다. 지방은행권보다 2배가량(0.48%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15%포인트 떨어졌다.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전년 상반기보다 1조1000억원 줄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은행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고정이하여신은 총여신을 자산건전성분류 기준에 따라 분류한 결과 산정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합계액을 말한다. 이 때문에 이 금액이 많을수록 은행의 대출 회수가 차주의 부도 등을 이유로 어렵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낮춰야 은행 자산건전성이 높아지고 은행의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은행들은 확실한 담보가 있는 대출이나 신용이 확보된 고객을 잘 선별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권은 부실채권 규모를 지난 상반기보다 1조7000억원(8.1%) 줄였다. 2분기 들어 은행권이 정리한 부실채권 규모는 5조7000억원이다.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4조원)을 상회했다. 부실채권을 빨리 정리하고 부실화가 일어날 기업이나 가계를 선별해 대출해주며 자산건전성을 높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대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데다 국내은행이 자산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신규부실 발생규모가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의 부실채권비율. / 자료=금융감독원

하지만 지방 은행권은 시장금리 상승, 지방경제 악화로 인해 신규부실이 증가하며 부실채권비율이 높아졌다.

은행별로 부산은행이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3%를 기록했다. 전년 상반기보다 0.19%포인트 상승했다.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 인터넷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9%를 기록했다. 전년 상반기보다 0.39%포인트 늘었다. 경남은행의 이 비율 상승률은 특수은행을 포함한 23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어 광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65%를 기록하며 전년 상반기보다 0.07%포인트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른 신규부실 발생 추이를 지속해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올해부터 시행한 IFRS9 기준으로 적정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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