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오픈베타 실시…7년간 1000억원 투입

스마일게이트 그룹 이사회 권혁빈 의장이 17일 열린 로스트아크 론칭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가 심혈을 기울인 기대작 ‘로스트아크’가 오는 11월 출시된다. ‘크로스파이어’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던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17일 로스트아크 론칭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사전예약 및 공개서비스 일정을 공개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의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로스트아크는 7년간 제작비 1000억원을 들여 만든 게임”이라며 “MMORPG의 비전과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의 기대작 로스트아크, 오는 11월 출시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스마일게이트 RPG가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개발해온 MMORPG다. 혼자서 다수의 적을 쓸어버리는 박진감 넘치는 핵앤슬래시(Hack & Slash)방식의 전투 콘텐츠, 동서양을 아우르는 방대한 세계관, 항해를 통해 다양한 섬들을 탐험하며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항해 시스템 등 차별화된 게임방식이 특징이다.

이날 론칭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로스트아크의 공개서비스 일정은 오는 11월 7일이다. 공개서비스에서는 지난 FINAL CBT(비공개테스트)를 통해 수렴한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핵앤슬래시 장르의 핵심인 전투의 완성도와 밸런스가 더욱 개선되며 이동속도 증가, 탈것의 탑승제한 지역 해제 등 이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 개편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게임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PC 온라인게임 신작은 씨가 마른 상황이다. 특히 엄청난 개발 비용이 들어가는 대작 MMORPG의 경우 그 명맥이 사실상 끊긴 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7년간 1000억원의 개발 비용을 투입한 로스트아크는 PC 온라인게임 신작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아울러 크로스파이어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도 회사의 명운을 건 게임인 셈이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로 대박 신화…최근 실적 악화 겪어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곳이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5월 국내 오픈베타 서비스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선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국내 시장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FPS게임 ‘서든어택’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진출한 크로스파이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인이 붉은색과 황금색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당시 FPS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붉은 색과 황금 색을 두른 총기들을 선보였다. 아울러 여성 캐릭터들에는 중국 전통 의상을 입히고 중국어 간판, 중국풍 건물을 맵 곳곳에 등장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08년 매출 49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 2009년에는 매출 261억원에 영업이익 18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5년에는 매출이 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까지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록해 왔다. 2016년에도 매출 6619억원, 영업이익 3748억원을 기록했다.

창업주인 권혁빈 의장의 경우,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뽑은 한국 부자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위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위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 가량이 크로스파이어에서 발생한다. 매출이 전년대비 줄었다는 것은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상당부분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스마일게이트의 역성장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6292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3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681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등 신규 FPS게임들이 무서운 속도로 중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크로스파이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로스트아크 이미지. / 사진=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무혈입성 가능성 높아…쿼터뷰 방식은 호불호 갈릴 것으로 보여

이러한 상황에서 로스트아크의 성공은 스마일게이트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최근 신작 MMORPG가 전무한 상황에서 ‘무혈입성’이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게임 빅3라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경우 최근 몇년간 모바일 RPG 출시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3차례 진행한 CBT에서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게임 시점이 쿼터뷰(Quarter View)라는 점에서 유저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쿼터뷰는 3인칭 시점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시점이 고정된 형태다. 쿼터뷰 게임은 전통적으로 호불호가 갈려 왔다. 쿼터뷰 게임만 즐기는 유저가 있는가 하면, 쿼터뷰 게임은 전혀 하지 않는 유저들도 존재한다.

아울러 그래픽적인 면에서 최근 출시된 게임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로스트아크는 언리얼엔진3로 개발됐다. 현재 대다수 게임들은 언리얼엔진4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로스트아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로스트아크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PC 온라인게임 개발 붐이 다시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PC MMORPG 신작을 기다려왔던 유저들이 많은 만큼 어느정도의 성공은 충분히 거둘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로스트아크가 조금만 더 일찍 출시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특히 쿼터뷰의 경우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PC MMORPG가 고사상태인 상황에서, 로스트아크가 유저들에게 충분히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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