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추천부터 애교까지…외국인·아이들 선호
LG유플러스는 국내 제빵업계 1위 기업인 파리크라상과 사업협약서를 체결하고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이 결합된 스마트 베이커리 구현에 나선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 협약에 따라 파리크라상에서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7개 점포에서 오는 10월말까지 스마트 베이커리 시범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
클로이 홈 로봇 뒤쪽에는 ‘파리바게뜨 신입사원 클로이를 소개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클로이와 대화하는 방법이 안내돼 있었다. 클로이는 기존 AI 스피커 등에서 음성으로 호출하는 것과 달리 손으로 로봇의 머리 부분을 쓰다듬으면 깨어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클로이 머리가 닳도록 쓰다듬어도 녹색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클로이가 빨리 깨어나갈 바라는 마음에 몸을 회전시키기도 했지만 클로이는 눈만 껌뻑거렸다. 결국 매장 직원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놀랍게도 이 직원인 머리를 만지자 바로 직원을 바라봤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따라서 클로이가 고개를 돌리며 반응했다. 빵 추천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몇 가지 빵 이름을 불러줬다. 애교 섞인 표정과 동작은 덤이라기엔 꽤나 치명적이었다.
이 직원은 “가끔 먹통이 될 때가 있다. 아직 양방향으로 빠르게 소통되지 않고 있어서 쓰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다”며 “아직까지는 클로이를 보기 위해 굳이 매장을 찾는 분들은 없는 것 같다. 좀 더 개선돼서 유명해지면 매장 홍보용으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빵의 가격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직영점과 가맹점 사이 빵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격을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래선지 클로이에게 ‘가장 비싼 빵’과 ‘가장 저렴한 빵’을 묻자 묵묵부답이었다.
클로이는 외국인이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에 어린이들이 방문해서 한참을 클로이 앞에 서있고 이동하면서 클로이가 쳐다보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외국인들도 호기심을 갖고 클로이에게 말을 많이 건다고 했다.
하지만 관찰하는 동안에는 클로이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좁은 공간에서 클로이 이름을 부르는 건 다소 꺼려질 수 있는데 머리를 쓰다듬는 동작으로 클로이를 호출하는 방식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자연스럽게 클로이와 터치를 하면서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머리를 두세 번 정도 쓰다듬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다.
파리바게뜨에 특화된 서비스는 ▲환영인사 ▲제품 홍보 ▲제빵·케이크류 소개 및 추천 ▲만화 퀴즈 놀이다. 그 중에서 음성으로 빵을 추천하는 기능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빵의 사진이 없어 가늠이 어려웠다.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빵 추천을 하는 경우에는 맛있는 제품 사진을 함께 제시했다.
과거 파리바게뜨에서 직원으로 근무한 정아무개씨는 “디스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빵을 추천하고 직원에게 문의하라고 안내해서 직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관리를 해야 하고 손님들이 물어보면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귀찮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씨는 차라리 가장 많이 팔린 빵이나 인기 빵 순위, 방금 나온 빵 등을 보여주고, 주문까지 받을 수 있으면 유용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클로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디스플레이에 빵 제조 영상 등을 보여주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클로이에 많은 기대를 안고 갔지만 아직 서비스가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하고 클로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