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전년比 10~13% 증가 전망…대‧내외 겹악재에 경영 불안감은 고조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현대제철이 불법파견을 은폐하고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발견했다며 정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이 안팎으로 악재에 직면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철근 가격 담합이 적발돼 과징금 철퇴를 맞은 데다, 비정규직 노조는 현대제철이 노조와해를 시도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총파업 카드를 꺼냈다. 여기에 정규직 노조 역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나섰다. 시장은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담합노조와해파업 3대 악재가 겹치며 경영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396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10~13%가량 오른 3500~3800억원 선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실적 상승 요인으로는 중국 철강 감산과 가격인상이 꼽힌다. 중국은 철강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철강 생산 감축에 나서고 있다. 과잉 공급이 가속화하다 보니 중국 철강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자국 철강 생산 능력을 낮춘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 철강 생산 감소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는 호재다. 생산 감소와 함께 수요 증가가 맞물려 중국 시장으로의 철강 수출이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장 수요가 예상된다.

 

아울러 철강 제품 가격 상승도 3분기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비춘다. 이미 하반기 조선사에 납품하는 후판 가격이 올랐으며, 열연 수출 단가 또한 상승했다. 동시에 원재료 투입 단가는 떨어져 전 분기 대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봉형강의 스프레드 개선이 실적 상승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스프레드는 원재료 가격과 최종 제품가격의 차이를 뜻하는 용어로, 철강 업계에겐 이윤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밝은 실적 전망과는 달리 대내외 악재는 현대제철의 경영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7일 현대제철을 포함한 6개 제강사가 20155월부터 201612월 기간 중 철근 판매가격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총 119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에는 전체 1194억원의 과징금 중 4176500만원이 부과됐다.

 

이는 6개 제강사 중 가장 많은 규모로 올 3분기 예상되는 영억이익의 약 9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장 역시 이번 담합행위에 따른 과징금 부과가 현대제철 주가에 단기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와의 마찰도 현대제철의 경영 상황을 흔드는 요소다. 노조는 현재 회사와 2018 임금 및 단체협상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지난 7일 열린 8차 교섭에서 사측은 기본급 4788, 성과급 200%, 타결금 250만원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단칼에 거부했고 12일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총파업 출정식에서 앞으로 일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파업은 노조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노사는 오는 149차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비정규직 노조는 이미 지난 11일 총파업에 나섰다. 현대제철 당진·순천 비정규직지회 소속 노동자들 3000여명은 오후 1시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공동파업출정식을 열었다. 철강업종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파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비정규직 노조는 총파업과 함께 현대제철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현대제철이 하청업체 불법파견을 은폐하고 비정규직 노동조합 파괴를 시도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만약 비정규직 노조 파괴 정황이 드러난다면 화살은 현대제철 경영진에게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삼성그룹 노조와해 공작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에게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다만 법원은 12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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