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층에게 큰 인기…다양한 금융상품 연계로 돌파구 마련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 /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직장인 김수정(가명·28)씨는 최근 소액 송금에 카카오페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간편송금 서비스의 경우 복잡한 공인인증서를 거칠 필요도 없고 수수료도 무료인 경우가 많다”며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간편송금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리함을 무기로 1년새 이용금액이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수익성이 낮다는 점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폭발적인 성장세 기록중인 간편송금 시장

간편송금은 기존 은행이 제공하던 송금 서비스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대체한 서비스다. 지난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 등 보안 규제가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간편송금 서비스는 보안카드나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없이 지문, 비밀번호 등 간편 인증 수단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이러한 편리함으로 인해 복잡한 인증절차를 싫어하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전자금융업자의 간편송금 거래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송금서비스 이용건수는 2억3633만건으로 전년 대비 36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금액 역시 11조95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0% 급증했다. 1년새 4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올해 1~5월 이용액은 11조6118억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27조86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당 평균 이용액도 2016년 4만8000원에서 지난해 5만1000원, 올해 7만1000원 등으로 늘어났다. 지난 1~5월 사용자 906만5490명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가 58.1%, 30대가 20.0% 등으로 젊은층이 간편송금 시장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 중인 비금융 기업은 총 7곳(비바리퍼블리카‧네이버‧카카오‧NHN페이코‧쿠콘‧엘지유플러스‧핀크)이다. 시중은행들도 뒤늦게 간편송금 서비스에 뛰어들었지만 점유율은 형편없는 상황이다. 현재 간편송금 시장은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 2015년 선보인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7개사 간편송금 이용 고객 중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이용 고객수가 864만5720명으로 전체의 95.3%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이중 토스 고객수가 약 800만명에 이른다. 두 업체는 5월 말 간편송금 이용 건수 기준으로도 9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수익 개선은 과제…다양한 금융상품 연계로 돌파구 마련

문제는 간편송금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에 송금 건당 수수료(150~450원)를 지불하면서 고객들에게는 송금 수수료를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유료로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무료로 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 1·2위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각각 390억원과 2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서비스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간편송금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늘려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후 다른 금융 상품과의 연계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카카오톡이 무료 메신저 서비스로 고객을 모은 후 각종 부가 서비스로 현재 이익을 내고 있는 것과 비슷한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는 최근 다양한 금융 상품 연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스의 경우 지난해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제휴해 무료 신용등급조회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P2P 투자 및 펀드 소액투자, 해외주식투자, 카드 및 보험 조회 서비스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최근에는 KEB하나은행과 협업해 환전 서비스도 시작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여러 시중은행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4일 ‘IBK모바일지점’을 열었으며 NH농협은행과 Sh수협은행 역시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특화 상품을 출시한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최근 증권업 진출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신안그룹 측과 최종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사업다각화를 목표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펀드슈퍼마켓 운영업체인 펀드온라인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간편송금 서비스의 경우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며 “일단 많은 고객을 모아 금융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 모델은 그 이후 생각해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간편송금 시장이 커짐에 따라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 업체들의 경우 서비스 개선 및 고객 피드백을 통해 고객 이탈율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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