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조성해 지역경제 살리자는 상인들…전문가 “활성화 위해선 공원 조성해 유동인구 끌어들여야해”

11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이태원1동에는 임대문의라고 써 붙인 가게들로 가득했다/사진=천경환 기자

미군이 떠난 용산기지에 임대주택을 짓자는 의견과 생태공원을 조성해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어떤 방안이 위축된 이태원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상인들과 전문가들은 생태공원 조성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안정되지 않자 용산 미군기지 부지의 활용대안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서울 중심에 임대주택을 지어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생태공원을 조성해 용산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용산기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11일 용산기지 인근의 대표 상권인 이태원에서는 생태공원을 조성해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용산구 이태원1동에서 모자장사를 시작한지 30여년이 되어가고 있다는 이아무개(65·남)씨는 “어떤 시설이 들어와도 상관이 없지만 둘 중에 굳이 고르자면 생태공원”이라며 “공원이 들어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면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 동네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1동에 있는 상가들의 셔터가 내려져있다/사진=천경환 기자
이태원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대다수의 상인들도 이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상인들은 생태공원이 이태원 지역 상권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랐다. 현재 이태원 상권은 내수 부진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상가 공실률과 폐업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이태원 상가 공실률은 21.6%로 서울 지역 중 가장 높았다.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상권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며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교통수요 증가로 인한 교통정체로 가뜩이나 없는 손님까지 도망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원 같은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식당을 오픈한 김아무개(38·남)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용산 기지를 뉴욕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아 보인다”며 “관광객 유입을 통해 그 동안 침체되어 있던 이태원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생태공원이 외부 유동인구를 끌어들여 상권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용산기지에 조성하기로 한 공원은 단순한 도시공원 개념이 아닌 전국에서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공원이다”며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되면 외부 유동인구 유입이 수월해 지역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용산기지에 임대주택이 지어지면 주거 배후수요는 확보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상권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손쉬울 것”이라며 “아울러 상인들 입장에서는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주변에 경쟁 상업시설이 형성되기 때문에 기존 기득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공원을 더 선호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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