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등 신기술 접목 업체 늘어…고정비 줄이기 위한 공유주방‧AI로봇 도입 등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자영업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푸드 스타트업들과 요식업 창업가들이 새로운 생존법을 찾고 있다. IT(정보기술)를 접목한 푸드테크(Foodtech) 등장과 함께 신기술을 들여오는 스타트업도 늘어나고 있다. 공유주방, 주방 인큐베이터 등 새로운 푸드 스타트업 육성책도 주목받는 추세다.

 

10일 통계청의 소득통계에 따르면 전국 맞벌이 자영업자가구는 올해 1분기 소득이 5%까지 늘었다. 도시 거주 맞벌이 자영업자가구는 1, 2분기에 평균 소득이 4%대로 증가했다. 동시에 자영업자 수도 늘었다. 2분기 전국 맞벌이 자영업자가구 비중은 30.3%. 2년 연속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푸드 스타트업이나 외식 자영업자가 살아남기 쉬운 환경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자영업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이다. 미국 통계업체 아메리칸 커뮤니티 트러스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5.4%에 달했다. 미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6.3%에 그쳤다.

 

외식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쉽게 폐업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높은 초기투자비용, 포화된 자영업 시장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외식업에 국한시키면 이미 포화상태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아 들어오는 사람은 많다. 임대료, 식재료비, 인건비 등은 오르는데 수익을 내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제품을 출시해 시장의 반응을 미리 살필 수 있는 린 스타트업이 외식업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외식업 자영업자는 임대차계약증을 갖고 영업신고를 해야만 식품을 팔 수 있다. 공간과 설비가 갖춰야만 푸드 스타트업을 운영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푸드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생존법을 찾기 시작했다. IT나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유통 과정에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서빙 로봇 딜리를 개발한 베어로보틱스도 인건비 감소가 주된 목표다. 플랫폼을 활용해 20~30대를 공략하는 푸드 스타트업도 있다.

 

최근 공유주방 서비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유주방은 창업가에게 공간과 설비를 빌려주고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개념이 포함돼 있다. 상업용 주방이자 일종의 푸드 비즈니스인 셈이다. 미국, 유럽에서는 2010년을 기점으로 공유주방이 급격히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 위쿡이 대표적이다.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자영업자 폐업이 요새 뉴스에 엄청 많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이슈와 겹쳐서 보도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외식업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이라며 하루에도 50~60만명이 푸드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든다. 공유주방은 적은 창업 비용으로 푸드 스타트업에게 실패를 맛보게 한다. 살아남는 푸드 스타트업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제로 공유주방에 들어온 스타트업 중 80% 이상은 중도 포기한다. 이들이 공유주방을 거치지 않았다면 그대로 외식업 폐업 통계에 포함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자영업자의 위기가 공유주방에겐 기회다. 초기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5인 미만 영세업자나 소공인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공기관 중심 공유주방 모델이 생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공유주방 초창기다. 서울창업허브 키친인큐베이터가 생기자 대부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이 곳을 표준으로 삼기 시작했다공공기관 중심으로 공유주방이 자리를 잡으면 시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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