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시장지배력 전이 우려…통신사 망 중립성 완화 요구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망 중립성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완화해야 한다 또는 기존처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는데요. 망 중립성은 과연 무엇이고 이용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짚어보겠습니다.

Q 망 중립성이라는 개념이 생소해요.
A 망 중립성은 ‘차별 없이’가 핵심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 어떤 사이트는 느리고, 어떤 서비스만 이용하면 끊기는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죠. 고의적인 속도 제한 등이 없이 인터넷 통신망을 통한 모든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한다는 뜻입니다. 인터넷 망도 공공재로 보고 사업자, 서비스 내용 등에 상관없이 모두 똑같이 사용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Q 왜 지금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A 세계적으로 대부분 망 중립성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망 중립성 폐지론이 부상하더니 올해 6월 망 중립성이 끝내 폐지됐답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그동안 망 중립성 완화를 요구하긴 했었죠. 그래야 데이터 사용량이 큰 기업에게 망 이용료를 더 많이 부과하고 그들의 서비스를 사업적으로 이용하기도 편하기 때문이죠. 이번 조치로 미국 통신사업자는 대규모 데이터 사용량을 유발하는 구글 같은 기업에 추가로 망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거나 접속을 제한하게 됩니다.

Q 제로레이팅과는 어떤 관계가 있죠?
A 제로레이팅은 콘텐츠 사업자가 이용자를 대신해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자는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자회사인 11번가 서비스를 SK텔레콤 사용자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제로레이팅은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기업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죠. 이렇게 되면 점진적으로 중소기업들은 고객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차별을 낳는다는 우려가 있어요. 당장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효과는 있지만 망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시장지배력 관련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는 셈이죠.

Q 망 중립성 완화를 누가 찬성하는 거죠?
A 통신사업자들은 망 중립성이 되면 투자유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망 이용료를 더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기니까 아무래도 수익이 늘어나겠죠. 차별화가 가능해지면 과도한 투자를 통해서라도 경쟁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곳이 많으니까요. 또 이용자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깁니다. 새로운 망 투자비용이 많이 필요한 통신사업자는 이런 이유로 망 중립성 완화를 찬성하고 있습니다.

Q 망 중립성이 완화되면 나타나는 부작용은요?
A 앞서 살펴봤듯이 자본력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 되겠죠. 더 이상 인터넷 망이 공공재가 아니게 되어버리니 그만큼 자본력을 갖지 못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 사업을 내놓을 때 자본력을 가진 업체는 많지 않죠. 인터넷의 개방성 아래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지금과 달리 새로운 기술들이 잘 소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요. 특히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강력한 기업들에 대적할 만한 서비스가 나온다면 더더군다나 빛을 발휘하지 못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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