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부진, 영업이익 급감…금품살포 의혹도

현대건설이 실적부진과 재건축 수주비리 등 연이은 악재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연이은 악재로 곤혹에 빠진 모습이다. 해외수주 부진으로 상반기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최근에는 재건축 수주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중 해외 수주 실적이 감소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57000만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동기 보다 40.4% 급감했다. 해외 수주 실적 역시 지난해 6위에서 올해 7위로 떨어졌다. 하락한 실적은 중동 수주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회복세긴 하지만 중국 건설사들의 저가 공세·이란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주 부진은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연결 실적 중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5104억원) 대비 13.9% 하락한 43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보다 10% 이상 낮은 수치다.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현대건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올해 영업이익 목표 11000억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면서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올 초부터 재건축 수주비리에 휘말렸다. 현대건설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고 불리는 서울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에게 수십억원대의 금품을 건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현대건설 본사에서는 무려 9시간 동안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금품살포가 현대건설의 관리 아래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KBS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낸 홍보업체 직원들이 현대건설 재건축 총괄 부서 아래 직접 배치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조만간 현대건설 정수현 전 사장과 재건축 사업 담당 간부 등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실적 부진에 이어 재건축 수주비리까지 터지면서 대형사로서의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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