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점주들, 본사 광고비 횡령 혐의로 고발…점주 “광고비 액수가 아니라 집행내역이 궁금한 것”

치킨 프랜차이즈 bhc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점주들은 본사가 자신들로부터 가져간 광고비 200억원에 대한 사용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광고비 횡령이라는 것이다. 본사는 점주들의 주장은 허위라며 맞서고 있다. 창과 방패가 맞붙은 모양새인데, 어쩐지 방패로부터 허술함이 비친다.

수개월간 지속된 광고비 논란을 단순화하자면 이렇다.

-200만원 썼습니다.
-어디에다 썼습니까?
-200만원 썼다니까요.
-그러니까 어디에, 어떻게 썼냐구요.
-200만원 썼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일견 콩트같은 위 공방이 사건의 간략한 전말이다.

그간 bhc 가맹점주들은 bhc 본사에 2015년도부터 전체 가맹점주들로부터 걷은 광고비 지출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해 왔 다. bhc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본사는 가맹계약에 따라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신선육 한마리당 400원의 광고비를 별도로 수령했다. 이어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기존 신선육 가격 4600원에 광고비 400원을 포함해 신선육 가격을 5000원에 책정했다.

이렇게해서 본사가 거머쥔 광고비는 204억원 상당. 그러나 본사가 가맹점주들에 밝힌 광고비 사용내역은 2016년 10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단 두 달간 집행한 17억원이 전부였다. 이에 지난달 28일 박기현 민변 변호사는 가맹점주들이 모인 기자회견서 “본사가 가맹점에 밝히지 않은 광고비 금액 상당을 광고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여 이를 횡령했다”고 본사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bhc 본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본사는 6일 공식입장을 내고 “200억의 광고비를 횡령한 것이고 광고비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당사 임직원에 대한 모욕이자 심각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줄 수 있는 무책임한 행동 ”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광고선전비 및 판매촉진비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공시를 확인하면 금액을 알 수 있음에도 마치 가맹본부가 은폐하려고 한다는 주장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사료된다”고도 주장했다.

실제 bhc의 2017년 12월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bhc의 광고선전비(76억9165만원 )와 판매촉진비(32억7155만원) 내역이 적혀있다.

다만 가맹점주들이 궁금한 것은 금액 그 자체보다는 금액의 쓰임이다. bhc 가맹점 협의회 진정호 회장은 “우리가 감사보고서를 볼 줄 몰라서 광고비 횡령을 주장하는 게 아니다”면서 “얼마를 썼다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얼마를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인 사용 내역이 궁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거래법에 따르면, 가맹점주에게서 걷어간 광고비 집행 내역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게 해야하는데 본사가 이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정위는 bhc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BHC 본사는 가맹점주로부터 광고비를 신선육 1마리당 400원씩 별도로 받고,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닭고기 가격에 포함해 받고 있으면서, 공정위에 등록한 정보공개서에는 상품광고비는 모두 본사가 부담하고, 가맹점 부담은 없다고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hc 이미지가 하락하면 본사뿐 아니라 가맹점주도 피해를 본다. 어떻게 하면 이번 일을 점주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의미없고 승산없는 본사 흠집내기를 하려는 걸로 해석할 수 있을까. 다만 조사를 지켜볼 뿐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