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표명 기관들도 속속 나와…"승리 확신 못해 난타전 더 심해질 듯"

운용사 교체 안건을 표결에 부칠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인프라)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가 채 보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찬반 양측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과 관련된 기관들은 앞다퉈 공개적 의견 표명에 나서고 있고 이해 당사자인 MKIF와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플랫폼파트너스)은 의결권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운용사 교체를 두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 임시 주주총회가 다가올 수록 갈등 양상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맥쿼리인프라펀드와 관련된 기관들이 운용사 교체 안건에 대해 속속 의견 표명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KIF와 신용공여 약정을 체결한 은행 등 대주단은 오는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MKIF와 맥쿼리자산운용이 체결한 자산 운용위탁계약의 해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 밝혔다.

같은 날 맥쿼리인프라펀드 주식 70만주(지분율 0.21%)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 NPJ자산운용(이하 NPJ) 역시 공개 서한을 통해 “MKIF에 투자한 지난 9년간 NPJ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주주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창출했다”며 “이는 맥쿼리자산운용의 운용역량 덕분에 가능했다”고 운용사 교체를 반대했다.

반대로 MKIF 운용사 교체를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기관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는 MKIF 운용사 교체 안건에 대해 ‘의결권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플랫폼파트너스 제안으로 주주가 얻을 수 있는 효익이 상당하고 그 가능성은 가시적인 반면, 비용 및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거나 불분명하다”면서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운용사 교체와 관련 갈등 당사인 MKIF와 플랫폼파트너스의 장외설전도 치열하다. MKIF는 지난달 31일 플랫폼파트너스와 부국증권, 그리고 한국타이어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소했다. 주주명부 폐쇄일인 21일 을 기준으로 대차잔고가 증가했는데 MKIF는 이를 두고 “이들 기업들이 주식대차거래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 의결권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플랫폼파트너스는 “MKIF가 제기한 대차관련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MKIF 측에 ‘아니면 말고’식의 추측성 의혹 제기와 비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되받아쳤다. 나아가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펀드의 12개 자산은 주주들의 소중한 재산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공공자산이다. 이러한 소중한 자산에 비리, 횡령 등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져 지난 6개월간 관련자 2명이 목숨을 끊었다”며 감독이사 선임안건이 주총 안건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내부적으로는 의결권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KIF는 각 증권사를 방문해 운용사 교체 부적절성을 설파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맥쿼리그룹 본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방한해 기관 투자자들을 연이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파트너스 역시 기관 설득작업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일반 주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의결권 확보나 위임을 받아내기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상황이다.

임시 주주총회가 다가올 수록 두 회사 사이 긴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초 맥쿼리그룹이 쉽사리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예상이 쉽지 않아지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두 회사와 두 회사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 사이에 긴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운용사 교체 안건을 표결에 부칠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인프라)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가 채 보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찬반 양측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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