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DB, ABL처럼 실적 감소 없을 것”…오렌지 “인수협상엔 영향 적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를 눈 앞에 둔 가운데 ING생명이 3일 ‘오렌지라이프(OrangeLife)’로 다시 태어난다. 이에 신한이 사명 변경으로 인한 손해 없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현재 ING생명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가격 조율을 거의 마무리지었으며, 임시 이사회에 인수안을 상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확한 인수안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는 것으로, 가격은 2조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이날 열린 창림기념식에서 ING생명 인수 관련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식 언급은 없었다. 다만 조 회장은 “그간 대형 M&A를 잇달아 성사시켰다”며 인수합병에 대한 신한금융의 성과를 드러냈다.

인수 건과는 별개로 ING생명은 이날 새 출발에 나섰다. 상표권 만료로 인해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오렌지라이프 측은 “사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바꾸는 정관 변경 안건이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고 밝혔다. 오렌지라이프라는 이름은 ING생명의 브랜드 색상이었던 ‘오렌지’에 생명보험사를 의미하는 ‘라이프’를 더해 만들어졌다. 신한금융은 인수 협상이 성공할 경우 이미 바뀐 사명을 다시 바꿀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ING생명이 '오렌지라이프(Orange Life)'로 사명을 변경했다./사진=오렌지라이프

오렌지라이프는 또 한 번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복안이지만 사명 변경에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브랜드이미지 효과가 큰 보험영업의 경우 영업력 위축이 발생할 수 있을 뿐더러 인지도를 다시 쌓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홍보 및 마케팅에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신한의 이번 인수 작전이 좋은 효과를 거두려면 오렌지라이프가 영업력 위축 없이 실적 호조세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는 오렌지라이프도 DB손해보험, ABL생명처럼 사명 변경으로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DB손해보험(구 동부화재)과 ABL생명(구 알리안츠생명)은 비교적 최근 사명을 변경한 보험사들로, 사명 변경에도 영업력 위축 없이 무난한 실적을 냈다. DB손해보험은 사명 변경 후 첫 달인 지난해 12월 원수보험료 실적에서 월 기준 최고치(1조919억원)를 달성했다. ABL생명도 사명 변경 후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입자들이 상품보다 보험사 이름을 보고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사명 변경에 리스크가 있었지만, 요즘은 꼼꼼하게 따져 보며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은 편”이라며 “DB손해보험이나 ABL이 그랬듯, ING 역시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실적 면에서 올 상반기 기준 신한생명(7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영업이익(183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함으써 보험계열사 실적 향상을 도모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전망대로 오렌지라이프의 실적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신한금융은 인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다.

그러나 사명 변경에 따른 비용은 인수 효과 창출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 5월 사명 변경 프로젝트에 250억원 규모 예산을 배정했다. 영업이익을 고려했을 때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대해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이미 250억원 중 상당 비용을 지출했고, 상표권 만료로 사명 변경을 계획할 때부터 예상된 비용이라 인수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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