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8% 상승, 새 아파트와 ‘갭메우기’…낮은 가격이 매수세 자극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입주 11~15년차 아파트 이른바 ‘구축’ 아파트의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낡은 아파트가 새 아파트와의 가격 간극을 메우는 이른바 갭메우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3일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60㎡초과 85㎡이하의 입주 11~15년차 아파트는 올해 평균 6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14.8% 상승한 수치며 동기간 5년 이내 새 아파트가 10.9%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입주 11~15년차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보니 수요자들의 매수세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 아파트와 차이를 좁히는 과정에서 갭메우기가 나타날 경우 추가 상승여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11개 지역의 경우 올해 들어서 입주 11~15년차 아파트의 거래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와 비교해 21.2% 매매가격이 상승해 평균 7억5000만원선에 거래됐다. 반면 동기간 입주 5년 이내의 새 아파트는 12.4% 상승하는데 그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투기지역 등의 지정을 통해 거래·대출·세금규제 등이 강화됐다”며 “하지만 투기지역은 수요가 높은 곳이라는 인식이 번지면서 ‘똘똘한 한 채’를 고민하는 우선지역으로 꼽히며 매수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에 투기지역이지만 상대적으로 매매가격이 낮은 아파트를 찾는 수요로 지역 내 아파트값 격차를 좁히기 위한 ‘갭메우기’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올해 투기지역 내 입주 11-15년차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함 랩장은 “정부규제에 따른 집값 조정이 단기에 그치자 한동안 관망세를 유지한 주택매입 대기수요가 유입되면서 갭메우기식 거래는 확산될 전망이다”며 “다만 단기간 가격 급등으로 거품논란이 일고 있고 8·27대책에 이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성대상지역 추가 지정 및 조정을 골자로 한 추가대책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매수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