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국통’의 아이러니에 대해
  • 강성우 팀터바인 팀장(teamturbine@teamturbine.com)
  • 승인 2018.09.03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칭 뜨내기 ‘네트워크형’​ 중국통 접근 조심해야…충분한 경력 갖춘 특정 지역 전문가 찾아야

 

 

‘중국통’, 중국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컬어 칭하는 말이다. 중국어로 ‘通’이라는 개념은 한국에서 쓰는 한자의 의미와 유사하게 ‘통달하다, 통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국통이라는 용어는 중국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널리 쓰이는 말로, 주로 상대의 식견을 칭찬할 때 쓰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에 오래 살수록, 중국 사업에 오래 참여할수록 이 중국통이라는 용어를 회피하고자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나라 크고, 사람 많고, 어떻게 통달 할 수 있겠습니까? 아직도 뻔한 일에 속아 넘어 갑니다.”

중국과 관련된 것들을 연구하고, 그와 관련한 업무를 한지도 10년이 됐다. 유학을 떠나 석사 과정을 밟으며 쉴새 없이 중국과 중국 내 비즈니스에 대해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중국에 대해 누가 의견을 구하면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놀라운 사실은 필자의 식견이 짧아 중국인 교수나 현지 사업가에게 조언을 구한다 하더라도 사업적 상황에 대한 해답을 얻기는 마찬가지로 어렵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제가 대답해 드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다만 실패를 할 리스크를 줄여 드리는 것은 제가 조금 도와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실제로 필자와 가까운 중국 국립대학 교수의 말이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여기저기 본인을 중국통이라고 일컫는 사람이 생겨난다. 지인 간에 재미로 칭하는 것이면 모르되, 사업에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이와 같은 행동을 한다면 분명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네트워크가 다 있으니 저만 믿으세요. 됩니다. 다 됩니다.’ 상대방의 사업모델 설명을 들은 중국 사업가나 중국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필자의 생각에 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부류는 크게 세 가지다. 한 가지는 정말 중국 내 정·재계 고위인사와 확실한 관계가 있는 경우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체면을 생각해서 적당히 기분을 맞춰준 경우, 세 번째는 경제적 이익 편취를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다.

첫 번째의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정말로 완벽한 뒷배경의 확인이 가능하다면 충분한 신뢰로 함께 사업을 진행해도 좋다. 두 번째의 경우는 첫 번째 경우보다 훨씬 일반적인 상황인데, 이 경우 화자가 사업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는 있으되,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는 어렵다.

사업에 가장 큰 악영향을 주는 것은 세 번째 경우인데, 문제는 그 빈도가 가장 높다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에서 이미 꽤 큰 성공을 거둬 중국 진출을 타진했다.

대표 본인이 중국에 대해서 무지해 믿을 만한 파트너를 구하고자 했는데 사업성을 보고 달려든 ‘중국말 할 줄 아는’ 뜨내기들 만 수도 없이 꼬였다고 한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뒤통수 맡기를 10여 차례. 결국 해당 회사는 3년째 중국 진출을 늦춰야 했고, 대표는 중국 진출에 대한 마음을 거의 접을 뻔 했다. 최근에 들은 바로는, 검증이 어려운 ‘네트워크 형 중국통’대신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은 중국인 전문가’를 파트너로 섭외해 중국 사업을 재계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만큼 넓고, 중국 인구는 그 두 지역의 인구를 합한 정도가 된다. 정말 아이러니 한 것은 중국의 규모가 이렇게나 큰데도, 유럽, 미국에는 없는 ‘통’이 중국에는 넘쳐난다는 것이다. 상해에서 10년 회사생활 한 사람도 중국통, 주재원 생활 4~5년해도 중국통, 북경에서 대학 경영학과 나오면 중국통, HSK(한어수평고시)가 6급이면 중국통, 한국말 조금만 잘하면 조선족도 중국통, 중국 음식 잘 시키면 중국통, 이런 저런 중국통들이 과연 정말 독자의 회사에 도움이 되는 역량을 갖췄을까?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모든 결정은 한국에서 대표가 다하면 되니까, 중국어와 현지 미팅 조율(Arrange)만 잘 하는 친구가 있으면 중국사업 다할 수 있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대충 대충 파트너를 찾는 한, ‘성공적인 중국사업 진출’은 영원히 요원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뜨내기 중국통을 대강 찾는 것보다, 중국 시장 개척 판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회사 전략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경력을 가진, 특정 분야, 특정 지역의 전문가’를 찾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강성우 팀터바인 팀장
강성우 팀터바인 팀장
teamturbine@teamturbin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