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기대감에 매물 감춰…“매수자 집 안보고 계약금 송금”

 

창동역 일대 주요 개발 사업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동북권 광역거점 개발 수혜지로 꼽히는 도봉구 창동역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매도자들은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인해 매물을 거둬들였고 집값은 열흘 새 5000만원이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의 열기 점점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3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창동역 일대 부동산에는 최근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 각 부동산마다 투자자 리스트를 5~6명은 확보하고 있고 물건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간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무소들의 설명이다.

 

창동 주공3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여름 휴가 후 갑자기 문의가 늘어 매물로 나왔던 방 2개짜리 소형평수가 열흘 새 거의 다 팔렸다이 단지는 2856세대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매물이 총 3개만 올라와 있고 그것도 30평형대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매수자들 집 안보고 계약금 송금

 

수요가 몰리자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창동주공3단지 전용 58(12)는 지난 641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379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난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새 집값이 10% 가량 오른 셈이다. 또한 39000만원(1·13)에 거래된 주공19단지 전용 59도 지난 7월에는 43900만원(12)에 새 주인을 찾았다.

 

창동역 일대 한 공인중개사는 매도자들은 추가 상승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투자수요도 꾸준해 계약서를 쓰는 자리에서 1000~2000만원을 올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대형 평수의 경우 열흘 새 호가가 5000만원이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인은 집도 안 보고 계약금을 먼저 송금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덧붙였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며 거래량은 급격히 줄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창동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8건으로 올해 정점을 찍었던 3월 거래량(225) 대비 4분의 1로 줄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동아청솔, 주공19단지, 상아, 주공3단지 등 소형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창동 열기는 이제 시작창동·상계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 등 개발호재 산재

 

업계는 강남발 집값 상승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도봉구도 창동을 기점으로 갭메우기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창동역을 중심으로 대어급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어 이 부동산 열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창동역 일대는 개발 호재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시행사 비리와 시공사 교체, 각종 소송에 발목이 잡혀 8년째 지역 흉물로 남아 있던 창동 민자역사 개발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가 장기 방치 건축물 해결 1순위로 창동민자역사를 낙점하고 있어 임대주택 증축을 통한 주상복합화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창동역 앞 창동환승주차장 부지에는 강남 코엑스에 버금가는 최고 45층 규모의 창동·상계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202212월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창업·문화단지 바로 옆에 자리한 플랫폼 창동61’과 창동운동장 부지에 들어서는 2만 석 규모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2023년 준공 예정)’를 연계해 이 일대를 수도권 동북부 일자리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창동차량기지(18)와 도봉면허시험장(67,000) 이전 부지에는 복합문화공간과 창업시설이 들어서고 동부간선도로도 지하화가 예정됐다. 창동역은 한국고속철도(KTX)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등을 연계한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될 예정으로 청량리역과 함께 동북권 교통 요충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부동산팀장은 창동·상계 개발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저평가된 강북지역의 오름세가 도봉구, 노원구 등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개발단계가 가시화될수록 기존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당분간 청약시장도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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