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6번 연속 통화정책 유지

한국은행은 31일 오전 9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31일 오전 9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6차례 이어진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75개 기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82%가 8월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았던 점이 꼽히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1%, 2월 1.4%, 3월 1.3%, 4월 1.6%, 5월 1.5%, 6월 1.5%, 7월 1.5%로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 수준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성장 경로에 있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내적으로는 특히 고용 부문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만4000명이었던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 7월 5000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고용 부문은 지난달뿐만 아니라 올해 2월부터 계속해서 전년 대비 고용 증가폭이 10만명 이하로 머물고 있다. 지난해 고용이 월 평균 30만명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기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감 경기 지표도 좋지 않다. 이달 28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9.2로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월(96.3) 이후 최저 수준이다. CCSI가 100을 밑돈다는 것은 현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전산업 경기실사지수(BSI) 역시 지난달 74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100을 밑돌면 기업 경영 상황을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외적인 상황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엔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은 대중 수출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짜여 있어 미중 무역 분쟁이 길어질 수록 한국 경제에는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환율 불안도 국내외 금융 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미국 기준금리 범위는 현행 연 1.75~2.00%로 상단이 한국보다 50bp(basis point=0.01%포인트)높다. 미국이 시장 예상대로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된다면 한·미 금리 차는 상단 기준 75bp로 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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