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 내세워

어센던트 원 플레이 화면. / 사진=넥슨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최근 도전적인 작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특히 다른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꾸준히 PC용 온라인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몇 안되는 게임사 중 하나다. 넥슨은 최근 ‘어센던트 원’이라는 AOS 장르 게임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어센던트 원이 넥슨의 새로운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PC 온라인게임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AOS 장르다. AOS란 영원한 투쟁( Aeon Of Strife)의 약자다. 본래 ‘스타크래프트(Starcraft)’ 유저가 제작한 동명의 유저 제작 변형 게임(MOD)을 말한다. AOS 모드가 나온 이후 유저들은 비슷한 방식의 게임을 AOS 장르라 칭하기 시작했다.

AOS 장르는 전통적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의 실시간 플레이와 조작체계 및 역할수행게임(RPG)의 캐릭터 육성, 아이템 조합, 공성전 같은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AOS 장르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다. LOL은 국내 게임시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국내 게임역사를 돌아보면, 2011년을 전후해서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LOL 출시 이전과 이후 유저들의 게임 선호 양상은 크게 바뀌었다. LOL이 등장한 이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LOL 위주로 재편됐다. 과거 비주류 장르였던 AOS가 주류 장르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넥슨도 AOS 장르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왔다. 넥슨은 지난 2013년 LOL의 대항마로 꼽히던 ‘도타2’를 국내에 퍼블리싱했다. 각종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며 도타2 알리기에 나섰지만 결국 LOL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2015년 퍼블리싱 계약을 종료했다. 앞서 2011년에는 AOS 방식을 따르는 액션 3D 게임 ‘사이퍼즈’를 서비스했다. 사이퍼즈의 경우 매니아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대중적인 흥행에는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횡스크롤 액션 AOS ‘하이퍼 유니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AOS 장르에 횡스크롤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초반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결국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렇듯 넥슨은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히 AOS 장르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결국 LOL의 아성을 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LOL은 지난 2012년 7월 주간 단위 PC방 점유율 1위(게임트릭스 기준)를 달성한 이후 2016년 6월 21일까지 총 204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이후 LOL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하지만 이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 오랜시간 왕좌의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최근에는 배틀그라운드에게 다시 한번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끊임없는 업데이트와 e스포츠 흥행에 힘입어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한 상황이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LOL은 29일 기준 PC방 점유율 27.7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넥슨은 이러한 상황에서 신규 AOS 게임인 어센던트 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어센던트 원은 ‘마비노기’ 등으로 유명한 데브캣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신규 PC 온라인게임이다. 5대5 팀 대전 AOS 게임으로 그리스 신화 스토리 바탕에 SF요소를 더한 독특한 세계관과 자전하는 구(球) 형태의 전장에서 즐기는 전투가 특징이다. 특히 기존 MMORPG 수준의 높은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로 최근 유저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어센던트 원 이미지. / 사진=넥슨

넥슨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데브캣은 개발력이 높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인지도 역시 나쁘지 않다. 데브캣의 전작인 마비노기와 마비노기영웅전의 경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유저들 역시 데브캣에서 개발한 이번 신작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역시 LOL이다. RPG 장르와 달리 AOS 장르나 FPS 장르의 경우 1위 게임이 시장을 독점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세부적인 요소는 다르지만 큰 틀은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어센던트 원 역시 큰 틀은 전형적인 AOS 장르 방식을 따르고 있다. 5:5로 대결을 펼쳐 적을 무찌르고 상대방 건물을 파괴하면 승리하게 되는 구조다.

LOL의 경우 꾸준한 업데이트와 e스포츠의 흥행에 힘입어 6년 가까이 국내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그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진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센던트 원이 기존 LOL 유저를 흡수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OL을 뛰어넘기 위해선 어센던트 원만의 참신한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어센던트 원은 높은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오히려 PC 사양이 높아져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LOL의 경우 최적화를 통해 사양을 크게 낮춰 대중화를 이뤄낸 케이스다”고 밝혔다. 그는 “AOS 장르 같은 팀 대전 게임에서는 그래픽보다 중요한 것이 최적화”라며 “어센던트 원 역시 출시에 앞서 최적화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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