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면접에선 “지원자 경력보고 출신학교 알 수 있을 것” 지적도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각 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면접시간이 5분으로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준비한 자기소개도 제대로 말하기 어려웠어요. 급한 마음에 마지막 질문에선 다른 내용을 답변한 거 같아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취업박람회에서 은행 면접을 마치고 나온 한 구직자(25)는 이같이 아쉬움부터 표현했다. 그는 경기도 양평에서 아침 일찍 서울에 도착했다. 면접의 기회는 단 한 번. 다른 은행엔 지원할 수 없다. 면접 시간마저 5분으로 자신을 드러내기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그는 털어놨다.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알림 1관에서 총 59개의 금융기관(은행, 증권, 보험, 카드)과 금융정책기관이 참가하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 이후 열린 채용박람회로 철저한 블라인드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취업준비생들은 대체로 블라인드 면접에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원서에는 이름과 생년을 뺀 생일만 적을 수 있었다. 나이가 많아도 면접에서 나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아 부담이 줄었다. 출신학교, 성적, 전공을 적는 칸도 지원서에서 사라졌다. 오직 경력, 자격증, 자기소개서만으로 면접을 봐야했다.

한 시중은행 채용 담당자는 “블라인드 면접은 이후 필기시험, 최종면접까지 이어진다”며 “최종합격 발표 전까지 은행도 지원자의 이름과 경력, 자격증 외에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다. 합격자 발표 후에야 은행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에서 지원자의 정보가 너무 없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담당자는 “은행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해 필기시험 점수 외에도 합숙면접 등을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최대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채용박람회 우리은행 면접장 모습. 4대 시중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면접장에는 면접 신청자가 많아 대기 의자가 항상 가득찼다. / 사진=이용우 기자
NH농협은행 면접장 모습 / 사진=이용우 기자

NH농협은행 면접장 모습 / 사진=이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