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기능 갖추며 차별화…송도·고덕 등도 부동산 가치 ‘高高’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판교의 평균 아파트값이 분당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족도시로 개발됨으로서 분당과의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한다. 판교 뿐만 아니라 자족도시가 조성되는 다른 지역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하늘 위 분당이라는 말이 옛말이 됐다. 최근 판교가 분당을 재치고 성남시의 집값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족기능을 갖춘 덕분에 베드타운으로 조성된 분당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판교와 같이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들이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집값, 분당1000만원 높아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판교 평균 아파트값은 현재(7월말 기준) 3.33208만원이다. 이는 분당의 평균 아파트값(2018만 원)을 큰 폭으로 웃도는 가격이다.

 

판교가 뜬 이유는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이기 때문이다. 판교는 도시 내에서 일자리와 주거, 문화생활 등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자족 기능을 갖췄다. 이러한 점이 베드타운으로 조성된 분당과 차별화된 점이며 뒤늦게 조성된 판교가 분당을 넘어선 이유로 꼽힌다.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2012년 평당 2093만원에 그쳤던 판교의 집값은 지난달 3.33208만원으로 48%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폭(44%) 보다 높고 강남3구 중 한곳인 송파구 상승률(56%)과 맞먹는 수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판교는 지난 2012년 판교테크노밸리의 입주와 맞물려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시설과 상업·문화시설이 곳곳에 들어서며 업무·주거·상업·편의 기능을 모두 갖춘 자족도시로 발돋움 했다이를 통해 주거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사람이 몰리고 부동산 가치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자족도시에 몰리는 관심부동산 가치 훨훨

 

이처럼 최근 부동산시장에 판교와 같은 자족도시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상승 요소가 사라지는 베드타운과 달리 업무·산업·상업시설과의 접근성이 좋아 풍부한 배후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판교 외에 대표적인 자족도시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꼽힌다. 과거 허허벌판이었던 송도는 계획단계부터 자족도시로 조성됐다. 포스코건설, 코오롱글로벌,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이 입주했으며 포스코자사고, 과학예술영재학교 등의 교육시설을 갖췄다. 또한 홈플러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코스트코 등의 대규모 쇼핑시설들이 꾸준히 들어섰다.

 

동시에 부동산 가치도 높아졌다. 특히 집값이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에 따르면 송도의 랜드마크인 송도더샵퍼스트월드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 654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이는 입주시기였던 지난 2009년 가격(32000만원)과 비교해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렇다 보니 수요자들 사이에는 자족도시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상당하다. 지난해 청약 대박을 알린 평택 고덕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실제 이곳은 신도시와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함께 조성돼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에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평균 84.11)’, ‘고덕 파라곤(평균 49.41)’, ‘고덕 자연&자이(28.81)’ 등 분양단지들이 모두 높은 경쟁률 속에 청약을 마감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평택에서 나온 이례적인 결과다.

 

자족 기능을 확보하며 지역의 가치가 높아지는 곳은 신도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안양시 만안구는 전통적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원도심이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새 옷을 갈아입으며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

 

안양시 만안구는 행정복합업무타운, 박달테크노밸리 조성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자족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곳에 분양하는 단지들은 사람이 몰리며 연일 청약마감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공급된 안양 센트럴 헤센과 지난달 공급된 안양씨엘포레자이는 각각 평균 5.21, 평균 24.67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다만 자족도시 개발은 발표 이후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발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된 곳이 실거주나 투자목적에 적합하다. 권 팀장은 최근 개발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자족시설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개발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되면 사실상 베드타운으로 전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족도시 개발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족도시로의 주거지 이동이나 투자를 원하는 수요자라면 자금 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또 어느 정도 개발이 가시화된 확실한 곳을 노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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