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 계열사 가맹점에서 발생…최근 수익 악화도 ‘골머리’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금융감독원이 27일 롯데그룹을 시작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롯데그룹 대표 금융회사로 지목된 롯데카드는 그동안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롯데카드가 내부거래 의존도 숙제를 풀어낼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는 그룹 오너의 영향으로 인해 금융회사가 비금융계열사에 자금을 지원, 향후 비금융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회사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롯데를 시작으로 다음달 현대차그룹과 DB그룹, 10월 삼성·한화·교보, 11월 미래에셋 등의 순으로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점검은 형식상 각 그룹별 대표 금융회사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에 따라 롯데카드, 삼성생명, 현대캐피탈, 한화생명 등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금감원 점검을 받게 된다.

롯데그룹의 대표 금융회사로 지목된 롯데카드는 백화점, 마트 등 롯데그룹 주요 유통계열사들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줄곧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이 인수한 옛 동양카드에 롯데쇼핑 카드사업부문,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를 합병시켜 만든 회사다.


지금도 롯데카드 매출의 30% 이상이 롯데마트‧백화점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영업이익의 15%도 계열사 간 직접거래(가맹계약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는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신용등급에서 AA(안정적,Stable) 또는 AA(긍정적,Positive)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초를 기점으로 AA(부정적,Negative) 등급을 부여받았다. 이는 계열사인 롯데쇼핑(AA+)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뀜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통합감독에서 롯데그룹의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그룹리스크 주요 유형을 몇 가지 제시한 바 있다. 금감원은 당시 계열사 간 직접거래 의존도가 높은 카드사를 주요 사례로 제시했는데, 기업명은 표기하지 않았으나 롯데카드 사례를 주요 예시로 들었다. 사실상 롯데카드 내부 거래 의존도 개선을 압박한 것이나 다름 없다.

문제는 롯데카드의 최근 수익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와 합병한 롯데카드는 국내 최대의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성장했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말 1843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2012년 1624억원, 2013년 1462억원으로 줄었다. 2014년에는 1487억원으로 잠시 회복됐지만 2015년(1342억원)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결국 2011년 1800억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은 2016년 1000억원대로 감소하기에 이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 544억원을 기록하면 1년만에 반토막이 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열사 의존도를 당장 낮추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창권 대표는 디지털 신기술 도입과 해외사업 진출 등 수익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세계 최초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페이’를 선보이는가 하면 ‘비자 롯데카드 웨어러블’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의 경우 단기간만에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 신기술 역시 당장은 수익보다는 기술 개발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김 대표는 롯데의 지주전환으로 인한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해야만 한다. 롯데지주는 공정거래법의 금융과 산업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 지분을 2019년 10월까지 팔아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현재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유통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율마저 낮춘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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