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MSCI 신흥국지수 조정후 외인 투자 동향 주시해야

대내외 불안 요소 영향으로 코스피 조정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연기금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기금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코스피 매도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 물량을 받아내던 외국인 투자자들 마저 등을 돌릴 경우 코스피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대내외 불안 요소 영향으로 코스피 조정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연기금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기금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코스피 매도 추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물량을 받아내던 외국인 투자자들 마저 등을 돌릴 경우 코스피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이달 말로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중국 A주 추가편입 이후 주요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6932억원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지난 7월 한달간 8138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도 7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연기금은 지난 5월 750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6월 이후 순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6월 한달간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2043억원 가량을 팔아치운 뒤 3개월째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6월 이후 지난 24일까지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 누계액은 1조7114억원에 달한다.

 

연기금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전기, 아모레퍼시픽, 삼성생명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다수 포함됐다. 연기금은 8월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식 1708억 어치를 팔아치웠고 SK하이닉스 역시 1305억원 가량 순매도 했다.

 

8월 이후 연기금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 표=시사저널e
금융투자업계는 연기금이 중장기 자산배분상 목표 비중을 설정한 뒤 증시 상황에 맞춰 전술적으로 비중 조절을 실시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 조정이 지속되는 한 매도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6월 이후 국내 증시에 불안 요소가 부각되면서 연기금 역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따라서 시총 비중이 큰 종목들의 매도세도 컸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국내 연기금들은 지난 5월까지 국내 주식에서 부진한 운용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에서 1.18% 손실을 봤다. 지난해 1년간 26.31% 수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급격한 하락 전환이다. 더구나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에 비해 국내 증시 규모가 협소하다는 평가 속에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일 예정이었기에 당분간 급격한 순매수 전환은 어려운 상황이다. 

연기금이 시장에 내놓은 국내 주식은 개인이 받았다. 다만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에 한해서는 연기금이 내놓은 물량을 외국인이 받아가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8월 이후 코스피에서 675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 만큼은 1951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연기금의 순매도 금액보다 2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셈이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1069억원 순매수로 연기금이 팔아치운 34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마저도 이달말로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 A주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이후 한국 증시 비중이 축소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상징적 위상을 갖춘 삼성전자 마저도 비중 축소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확연히 상승세를 기록한다 해도 연기금이 국내 비중을 급격히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뒤 "외국인 매매동향도 당분간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9월 초 이후로 투자 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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