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 나란히 지난 7월 여객 전년比 감소, 하반기 실적 ‘먹구름’…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모두 실적 호조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갑질 논란을 겪은 항공사들의 여객 실적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의 여객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대형항공사(FSC)들의 상반기 실적이 급락한 상황에서 여객 감소 현상은 하반기 실적을 더 어둡게 할 전망이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여객은 총 13283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52457명과 비교해 여객이 14.4%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9% 줄어든 1188617명을 기록했다. 조현아 전 진에어 전무의 불법 등기임원 논란으로 면허 취소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진에어 역시 지난해 731125명에서 674116명으로 7.8% 실적이 떨어졌다.

 

반면 논란 없이 순항 중인 여타 항공사들은 모두 여객 실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LCC)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은 지난달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8% 소폭 증가한 932863명의 여객을 실어 날랐다. 에어부산은 1075781명의 여객 실적을 기록해 전년보다 12% 여객이 증가했으며, 티웨이항공 역시 전년 대비 5.7% 여객이 늘었다.

 

한국공항공사의 여객 집계는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이 발간하는 항공시장동향의 통계와 규모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대비 여객 증감 추이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갑질 논란을 겪는 항공사들의 여객 감소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당초 갑질 논란이 여객 실적에 영향 없을 거란 전망을 뒤집기 때문이다.

 

실제로 갑질 논란 발생 초기 업계 관계자들은 갑질 논란이 여객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고 관측했다. 이는 항공운송산업의 특성 때문인데, 장거리 노선의 경우 독점 노선들이 존재하고 여행이나 출장을 준비하는 여객들은 몇 개월 전에 미리 항공권을 예매하기 때문이다. 갑질 논란 초기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여객 피해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오랫동안 갑질 논란이 지속되며 일반 여객들이 갑질 항공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올 2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한 업체들에게는 하반기 실적 반등에 있어 걸림돌이 하나 생긴 셈이다. 대한항공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8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11% 감소한 38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객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만큼 하반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갑질 항공사들의 여객 감소폭이 실제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항공운송산업 시장이 확장세에 있는 가운데 여객이 감소한다면 업체들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