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둔화…은행 가계대출은 증가폭 확대

자료=한국은행

 

가계빚이 올해 2분기에 1500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체적인 가계신용 증가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다소 둔화한 모습이지만 은행을 통한 가계대출 증가액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확대됐다. 제 2금융권 신용대출도 늘면서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가계신용은 149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1468조2000억원) 보다 24조9000억원(1.7%) 증가했다.

올해 2분기 가계신용의 전분기 대비 증가액은 1분기(17조4000억원) 보다는 계절적 요인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8조8000억원)보다는 축소했다.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액은 105조2000억원으로 2015년 3분기 이후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7.6%로 2015년 1분기(7.4%) 이후 처음으로 7%대로 내려왔다.

가계신용은 가계 빚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일반 시중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 자산유동화회사,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비은행예금기관과 기타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까지 집계한다. 여기에 결제 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까지 합쳐 가계신용 규모를 측정한다.

가계신용에서 가계대출은 1409조9000억원으로 22조7000억원 늘었다. 특히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12조8000억원)은 전분기(8조2000억원)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12조원)보다도 확대됐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의 증가액을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전분기 대비 6조원 늘어 1년 전 증가액(6조3000억원)보다 소폭 축소되긴 했다. 그러나 기타대출은 6조8000억원 증가해 1년 전(5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사상 최대이다 보니 예금은행에서 기존 집단대출과 전세대출, 마이너스대출 등이 늘었지만 규제 강화로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은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2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7000억원) 보다 많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6조3000억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의 증가분을 들여다보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등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전분기보다 8000억원 줄어 1분기(-5000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유지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지난해 2분기 2조3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3조3000억원 증가로 확대해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판매신용은 올해 2분기 8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2000억원 늘었다. 5월 연휴와 월드컵 효과 등으로 소비가 확대된 효과가 있던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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