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상호 관세발효 앞두고 22일부터 협상 시작…환율전쟁으로 번질 가능성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2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무역전쟁 갈등을 해결할 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앞두고 중국의 환율 조작을 비판하며 ‘위안화 약세’에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볼 때,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위안화 환율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해법을 찾기 위해 양국 차관급 대표단인 왕셔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양국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지난 6월 초 윌버 로스 미국 상무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다.

이번 협상 시기는 양국이 추가 관세부과 예고를 한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16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발효할 예정이다.

미국은 소비재를 처음 포함시켜 수천 가지 제품에 대해 10% 또는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은 지난 20일부터 공청회를 열고 27일까지 360개 기업과 협회의 임원들과 관세 영향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위안화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에 지난 4월 초부터 10% 가까이 떨어진 위안화 가치를 다시 끌어 올리도록 압력을 넣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율 관세로 중국을 계속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수출품 가격을 낮춰 중국이 무역전쟁의 피해를 상쇄하는데 도움됐다.

◇ “미중 교착상태 지속될 것…추가 관세·제재 가능성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티모시 스트랫포드 전 미국 USTR 대표는 SCMP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왕셔우원 중국 상부부 부부장은 미국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이번 회담의 현실적인 목표는 양국 간 합의가 아니라 양국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고 향후 양국 간 합리적인 길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실질적인 회담을 서두를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이 곧 중요한 것을 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며 “미국의 견고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무역 정책을 바꿀 만한 강력한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제의 근본적인 요소를 곧 바꿀 가능성은 낮다”며 “이는 양국 간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이며 추가 관세나 제재의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에 대해 협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수차례 요청에 따라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미중 협상을 하는 것은 이미 상무부가 발표한 바 있다”며 “중국은 협상을 하는 김에 좋은 결과가 나오길 당연히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루 대변인은 “우리는 양측이 조용히 마주앉아 평등하고 대등하며 신뢰를 기초한 상태에서 양호한 결과를 내는데 주력하길 바란다”며 “미중이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미중 경제 무역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에 도달하길 바란다. 이는 양국 소비자, 업계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바람에도 부합된다”고 설명했다.

◇ 미중 추과 관세 발효 앞두고 협상 난항 예고…갈등 재점화 가능성도

다만 일각에선 지금까지 양국이 통상 대립을 해왔던 만큼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방안을 도출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회담이 종료되는 23일 양국은 16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는 날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중국 역할론도 탄력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반도 비핵화 작업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비핵화 속도전에 기여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에서의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북 해법에 있어 중국의 역할 강조와 경제 압박 카드를 동시에 사용해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이 과거만큼 북한 문제를 돕고 있지 않다”며 “북미 관계는 좋은 편이지만 중국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번 무역협상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 중국 역할이 중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국은 특히 경제적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상태고 또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경제안정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에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 공세는 지속될 것이다”며 “중국은 자국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미국에 맞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한을 카드로 내세우고, 중동 또는 러시아 등 국가와의 외교를 통해 미국에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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