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KEB하나은행 공동 출자…‘민간 출자’ 더해 3000억원 투자재원 조성 계획, 2020년까지 유니콘 10개 육성 목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왼쪽)과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21일 서울 마포 홍합밸리에서 한국벤처 투자-KEB 하나은행 업무협약서 서명을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민간 벤처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운다. 한국벤처투자와 KEB하나은행이 공동 출자한 1000억원대 규모 민간 모펀드가 새롭게 출범한다. 정부는 벤처 생태계로 흘러 들어간 대규모 민간 자금이 유니콘 스타트업(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한 기업)들을 육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서울 마포구 홍합밸리에서 열린 한국벤처투자와 KEB하나은행 업무협약식에서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1100억원 규모 모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모펀드는 창업투자조합 등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펀드다. 창업기업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모펀드 산하 자펀드다.

 

한국벤처투자와 KEB하나은행은 각각 모펀드에 100억원, 1000억원을 출자한다. 모펀드는 자펀드에 최대 40%, 2750억원까지 출자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측은 모펀드가 출자한 후 자펀드가 결성되면 민간 출자자금이 더해져 약 3000억원 규모 투자재원이 조성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KEB하나은행은 투자유치기업 등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 저금리 융자 상품도 추가 지원한다. 기업이 투자유치 이후 추가 성장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기존 정부 모태펀드가 출자한 벤처펀드에서 투자 받은 기업도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은행 측은 연간 2000억원 규모로 5년간 벤처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한국벤처 투자-KEB 하나은행 업무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번에 생긴 모펀드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중기부는 2018년 한 해 6180억원을 모태펀드에 출자해 11659억원대 벤처투자조합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창업초기기업, 청년창업기업, 소셜벤처, 여성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사들이 선정 대상이다. 중기부는 지난 5월과 8월 모태펀드 운용사들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날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모펀드출자를 통해 민간 자본들이 벤처기업으로 잘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정책펀드는 지방·소셜벤처 등 실패위험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민간자금은 성장성이 높은 기업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성장 자금을 투자하겠다. 민간이 짊어지기 어려운 위험은 정부가 짊어지고 서로 상생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들도 대부분 민간모펀드 결성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정부의 모태펀드 외에도 거대한 자본이 하나 더 생기기 때문이다. 모펀드 운용사가 된다면 많은 자금들을 혁신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 펀드는 유니콘 기업 육성 및 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 위주로 출자된다. 그간 국내 시장은 거대 성장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대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통계를 보면 100억~500억원 대 펀드가 66%로 가장 많았다. 1000억원 이상 벤처펀드는 2%에 그쳤다.

 

민간모펀드를 통해 대규모 자펀드가 조성되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대규모 후속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벤처 붐이 슬슬 불고 있다. 중요한 것은 민간 주도 벤처투자생태계다. 한국벤처투자는 포괄적인 네이티브규제와 민간모태펀드를 만들고자 했다. 이번에 생긴 모펀드가 그 결실이라며 “(모펀드가) 두자릿수 이상 연간수익률을 달성하고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 10개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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