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해외 부문 강화하겠다는 신임 회장 … 이중근 회장 복귀는 ‘불투명’

(왼쪽부터) 이세중, 신명호, 이용구 회장 직무대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용구 전 대림산업 회장의 취임으로 부영그룹이 기존에 선임한 신명호·이세중 회장 직무대행과 함께 3인 공동경영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과거 해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이 신임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부영그룹의 해외 신규수주 규모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다만 부영그룹의 총수인 이중근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해외 사업 전문가 등판…해외부문 드라이브 의지

지난 19일 이 전 대림산업 회장이 부영그룹 회장 직무대행(기술·해외 부문)으로 선임됐다. 부영그룹은 오늘 오전 10시 서울 중구 부영 본사 3층 대강당에서 공식 취임식을 열었다. 이에 따라 부영그룹은 신명호(관리 부문)·이세중(법규 부문)·이용구 등 삼각 경영체제를 갖추게 됐다.

기술·해외 부문 업무를 총괄하게 될 이 신임 회장은 2000년 대림산업 대표이사 사장·회장,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주택 사업 전문 경영인이다. 신임 이 회장은 대림산업 재임 시절(2006~2011년) 필리핀 나프타 분해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카얀사(社) 폴리카보네이트 생산 공장 프로젝트, 쿠웨이트 알주르 지역 정유시설 프로젝트 등 대규모 국외 수주를 잇달아 달성해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부영그룹이 이 신임 회장을 필두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부영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베트남 하노이시에 총 3482가구 규모의 국제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부영그룹의 첫 해외 주택 사업으로. 지난해 6월부터 하노이시 하동구 모라오신도시에 짓기 시작했다.

더욱이 부영은 베트남 진출 이전부터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 은행을 설립하는 등 동남아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점을 미뤄볼 때 부영그룹이 해외 사업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일 이 신임 회장은 “그동안 내실 있는 경영을 해온 부영그룹의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 해외부문을 강화하겠다"고 취임소감을 밝힌 바 있다.

◇회장 직무대행 3인 체제, 위기 몰린 부영 살리나

아울러 부영그룹이 경영구도를 2인체제에서 3인체제로 바꿈으로써 실추된 기업의 위상을 회복하고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부영그룹은 최근 들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부실시공부터 지난 2월 부영그룹의 총수인 이중근 회장의 수천억 원대 배임·횡령과 임대주택 비리 등의 혐의로 인한 구속까지 부영은 연이어 터진 악재로 바람 잘 날 없었다.

또한 부영그룹은 임대주택 임대료를 매년 5%씩 인상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 있다. 논란이 가중되자 부영은 향후 1년간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동결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주변 시세 및 각종 주거지수 등을 참조해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임대료를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결국 부영그룹은 각종 구설수로 인해 실적 부진 등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임대주택 공급으로 12위를 유지해온 부영그룹은 올해 14계단 하락한 26위로 주저앉았다. 시공능력평가액 역시 1조3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조6700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상위 50개 건설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에 업계에선 부영이 공동경영체제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7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고, 당장 경영 복귀 여부도 미지수인 상태”라며 “부영이 공동경영체제를 갖춘 후 체제를 안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