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이달 하순 재개…160억달러 규모 관세 발효 앞두고 대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중 양국이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각각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정한 가운데, 이달 하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무역전쟁에 자신감을 내비쳐왔지만, 최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의지를 보이며 자세를 낮춘 듯한 모습을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은 15일(현지 시간) ‘미중 관계의 위기와 기회를 분명히 해야한다’는 평론을 통해 무역전쟁으로 인해 불거진 양국의 관계변화와 문제 해결방안을 지적했다.

신화망은 미중 수교 40주년을 강조하면서 “양국이 수교 이래 정치·경제·문화 등의 영역에서 활발한 교류를 펼쳐왔고 수많은 고비를 극복했다. 이번 위기를 통해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신문은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만심을 가져서도 안 되고 지나치게 우리를 낮출 필요도 없다”며 “미국의 대중 정책은 견제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하며 무역전쟁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부에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패배했고 무역전쟁을 계속할 여력이 없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칼럼을 통해 “중국은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무역전쟁으로 인한 더 이상의 손해를 막아야 한다”며 “무역전쟁에서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중국 전략은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중국산 제품은 2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을 넘어선 수치로 중국은 미국과 같은 규모의 관세 부과로 맞설 전략이 애초에 무의미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국은 현재 사상 최고의 경제 성장률, 최저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띄고 있는 반면, 중국은 부채 감축으로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다. 실제 지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이후 최고치인 4.1%를 기록했지만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6.7%에 그쳤다.

이에 따라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결국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이번 대화는 이달 23일부터 미중 양국이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각각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정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왕셔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달 하순 방미해 미국 측과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일방주의적인 무역 보호주의 행태에 반대하고, 어떤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대등, 평등, 상호 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번 무역전쟁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대화와 타협이라며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무역전쟁은 원하지 않지만 두렵지도 않으며 필요할 경우 미국과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중국 경제가 양호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충량(叢亮)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통계를 보면 중미 경제무역 마찰이 중국 경제에 주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세계 경제 질서를 파괴하고 세계 경제 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개혁개방 의지가 있으며 개방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고 무역 분쟁의 격화와 영향에 대비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며 “현 상황에서 중국이 연초에 계획한 경제사회 발전 목표를 원만하게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박병희 순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전쟁이 이른바 G2인 강대국 간의 싸움인데, 경제원론적으로 보면 자유무역은 대국가간 상호 도움이 된다고 한다”며 “미국은 세계 경제 질서를 만들어 가야하는 강대국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중간 국가에 맞는 산업이 있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다만 현재 상대방 수출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모습은 자유무역에 위배되고 세계 경제 질서에 어긋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양국이 이번 협상을 통해 무역전쟁 갈등을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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