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정부, 행동주의 투자자 영향 분석

사진=연합뉴스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무산, 퀄컴의 NXP 인수 포기 등 올해 전 세계에서 무산된 인수합병(M&A)5400억달러(6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각국 정부의 승인절차가 까다로워지고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2(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무산된 M&A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증가했다.

 

브로드컴이 1420억달러에 퀄컴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고 퀄컴이 440억달러 규모의 NXP 인수를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국이 기술·설비와 같이 민감한 산업부문에 대해 M&A 승인 검토를 강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국가안보에 근거해 인수합병안 검토·승인 권한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도 중국 기업들의 인수를 제한하는 서방의 노력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감독권을 강화하고 있다.

 

M&A를 비롯한 기업들의 경영 결정에 점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행동주의 주주들도 M&A 성사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컨은 자신이 투자한 시그나 생명보험과 보험약제 관리회사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의 600억달러 규모 합병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대니얼 울프 커크랜드 앤드 엘리스 M&A 파트너는 거래에 서명하면 주주 승인은 대개 자동으로 따라오곤 했다이제는 인수자든 피인수자든 행동주의의 가능성이 (M&A) 논의의 일부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은 시장조사기업 닐슨의 매각을 압박하기 위해 이 업체 지분 8%를 확보했다. 최소 64000만달러(7256억원) 규모다. 소식통들은 여러 사모펀드가 닐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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