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삼성카드 불참으로 힘빠져…가맹점 확보도 지지부진

카드사들이 의기투합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저스터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 이미지=시사저널e
카드사들이 의기투합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저스터치(JUSTOUCH)’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업계 2위인 삼성카드가 빠진 상황에서 가맹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페이’ 등 QR코드 방식의 간펼결제 도입이 예고되고 있어 저스터치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스터치는 신한, 롯데, 하나, 현대, BC, KB국민, NH농협카드 등 7개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NFC 결제 서비스다. 지난 1일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저스터치는 NFC기능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교통카드처럼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사용 전 카드사별 앱카드 어플리케이션에서 결제카드 등록 및 ‘NFC 활성화’를 설정하면 된다. 해외 브랜드 카드사의 결제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별도 비용을 비자나 마스터 등에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서비스 이용 가능 가맹점은 CU·GS25·이마트24·홈플러스·GS슈퍼마켓·랄라블라 등 전국 3만3000개 가맹점이다. 미니스톱은 내달 중에, 세븐일레븐은 9월 중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이용 가능 가맹점은 지속 확대될 예정이다.

저스터치는 출시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삼성카드를 포함한 8개 국내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016년 비자카드 등 해외 카드사에 맞춘 표준규격 단말기에 대항해 한국형 표준규격을 만들고자 모바일 협의체를 꾸려 개발을 진행해 왔다. 카드사별로 제각각이던 NFC 결제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함이었다.

모바일 협의체는 200억원의 지원금을 마련해 약 9만대의 단말기를 1차적으로 공급해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에 따라 단말기 무상공급이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베이트 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사업에 참여한 모든 카드사들이 지원금을 분담한다면 여전법 상 리베이트 금지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해당 문제는 일단락됐다.

문제는 이후에도 발생했다. 삼성페이를 기존에 쓰고 있던 업계 2위 삼성카드가 저스터치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삼성페이는 저스터치와 달리 NFC와 MST(마그네틱 방식)를 지원, 모든 가맹점에서 추가 단말기 부담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저스터치를 이용하기 위해선 전용 NFC 단말기가 필수로 요구된다. 현재 3만3000여개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하지만 전체 가맹점 267만개에 비하면 역부족인 상황이다. 삼성페이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삼성카드 입장에서는 추가 단말기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저스터치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저스터치 가맹점을 늘리겠다는 복안이지만 지금까지도 공동기금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담금을 한 푼이라도 덜 내기 위해 눈치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시와 중소기업벤처부가 QR코드 방식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를 출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저스터치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QR코드 방식의 경우 신용카드사망을 통하지 않고 앱에서 앱으로 정보가 오가게 된다. 이를 통해 수수료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저스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페이와 달리 쓸 수 있는 가맹점도 제한돼 있고 무엇보다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과 시간상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한국의 경우 1만원 미만 소액도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명 등의 절차가 있지만 이 역시 빠르게 진행된다. 복잡한 신분확인 절차도 사실상 없다. 오히려 카드를 꺼내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꺼내는게 더 귀찮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이 최근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카드결제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저스터치의 경우 단말기 보급도 현재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저스터치가 삼성페이 조차 뛰어넘을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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