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상반기 순익 전년比 각각 20%·39%↓…“즉시연금 지급시 부담 커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본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생명보험업계의 빅2로 불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즉시연금 일괄지급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더 거세게 저항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영실적은 전년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즉시연금을 모두 지급할 경우 두 생보사의 실적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금감원 즉시연금 해결 요구에 두 생보사가 거부를 강행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감원과 보험업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두 생보사에 모두 지급하라고 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총액은 삼성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보다 더 많고 한화생명도 당기순이익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악화됐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56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년 동기(3805억원)대비 17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 보유 지분 중 일부 매각에 따른 이익 7515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일시적 요인을 제하면 삼성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045억원이 된다. 작년 상반기보다 20% 감소한 수치다.

아울러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전년에 비해 2.4% 감소한 5조278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 기간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448억원이다. 작년 상반기(4028억원) 대비 39.2% 감소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작년에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약 700억원 있었고 올해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보증준비금 쌓은 것에 대한 환입액이 줄어든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이 삼성생명에 요구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약 4300억원으로 이번 당기순이익보다 더 큰 규모다. 한화생명은 약 85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약 3분의 1 규모가 된다.

 

두 생보사를 포함한 전체 생명보험업계에 떨어진 미지급금은 약 8000억원 규모다. 업계 전반에 수익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차후 금감원의 즉시연금 압박은 생보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생보업권이 2년 전 자살보험금을 법적인 검토가 끝난 상황에서도 자살보험금을 모두 지급하며 경영에 부담이 많이 됐다. 특히 삼성생명이 약 1600억원 거액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금을 지불하게 되면서 부담이 많았다”며 “경영환경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즉시연금은 보험사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은 “실적과 즉시연금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화생명도 “지금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순익이라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다”며 “당기순익이 떨어진 측면이 있지만 보험손익 측면에선 (수익이) 늘어났다. 즉시연금과 관련해선 약관과 법리적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과 관련해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소송이 제기된 가입자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의 지원을 하기로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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