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제재·미중 무역전쟁 등 관련 변수 얽혀

국제유가는 강세를 보이다 약세로 전환하면서 다시 한번 미궁에 빠졌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한 유가 상승 압력은 상수(常數)가 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다 약세로 전환하면서 다시 한번 미궁에 빠졌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한 유가 상승 압력은 상수(常數)가 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주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 후반대까지 상승한 뒤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66.81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72달러 수준으로 전일 대비 0.2% 가량 하락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제재 현실화에 따른 공급 차질 부담감 속에 상승세를 탔다.  미국이 이란의 달러화 매입을 비롯해 금속 거래, 석탄 등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키기로 하면서 압박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많은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11월 원유 제재의 압박감을 높이고 있다. 

 

원유 시장에서는 미국의 이란 제재 부담감을 인정하고 있다. 이란은 일평균 150만~200만 배럴 가량을 공급하는 국가다. 지난해 공급 물량은 일평균 217만 배럴에 달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가 시작될 경우 국제 유가에 상승세는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가 상승 요인이라면 미중 무역전쟁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수입관세 위협에 중국 정부가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면서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16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상품에 25%의 수입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매우 불합리하다는 비난을 덧붙이면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결정에 따른 대응이라는점을 부각시켰다. 중국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될 예정이다. 

 

원유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경제성장 위축 등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는 이번주 막판 약세를 보였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 때문에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로 양국이 관세와 보복관세를 계속해서 부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가 미국의 대중 수출에 비해 4배가량 많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이 계속해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은 대응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5000억달러 가량이다.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은 1300억달러 수준으로 4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중 양국간 관세 부과가 이어질 경우 중국의 부과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향후 예상되는 추가 관세 부과시에는 중국의 대응 규모가 제한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월 6일 부과된 양국간 관세 부과에서는 34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주고 받았고, 오는 23일 시행되는 추가 관세 부과시에도 양국 모두 16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오는 9월경 부과 여부를 검토중인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의 추가 관세 카드에 대해서 중국 정부가 대응할 카드는 600억달러 규모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보복 관세 경고에 관세 부과 규모를 5000억까지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국간의 관세 부과 전쟁은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원유 시장에서는 향후 유가 추이는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