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화 서비스에 AR·VR 접목…단독 기술 경쟁 치열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31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플러스TV 아이들나라 2.0’ 버전을 소개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키즈 콘텐츠 경쟁이 치열하다. 무선사업 수익이 주춤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IPTV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특히 기존 방송 서비스에서 보여주지 않은 신기술을 키즈 콘텐츠에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키즈 콘텐츠는 동영상 시장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로 꼽힌다. 디지털 원주민인 유·아동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상 콘텐츠를 보며 자란다. 부모들은 유아들에게 더 나은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콘텐츠를 끊임없이 비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고 그래서 이통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자사 IPTV에 유튜브 키즈를 탑재하고 유아서비스 전만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론칭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교육열이 높고 맞벌이 가구가 많은 국내 현실을 반영해 이런 서비스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맞벌이 가구의 절반이 조부모가 자녀를 대신 양육하기 때문에 더 편리한 서비스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통 3사는 현재 각각 아동도서 출판 업체와 협력해 TV동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질 좋은 교육 콘텐츠를 갖춰야 부모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TV동화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활용해 체험형 콘텐츠로 진화시키고 있다. 보는 TV에서 참여할 수 있는 TV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업데이트된 아이들나라 2.0을 선보였는데 여기서 AR과 AI가 접목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내가 만든 그림책’은 스케치북에 단순한 그림을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그림의 테두리가 깔끔하게 오려져서 TV 동화 속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중국 업체와 협력해 이 그림의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구현한 것도 특징이다.

비슷한 서비스로 SK브로드밴드는 지난 7일 ‘살아있는 동화’를 공개했다. 여기서는 아동의 사진이 동화주인공이 된다. 스마트폰으로 아동의 사진을 찍으면 동화 속 이야기 흐름에 따라 얼굴 표정이 20가지로 변화한다.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이미 윤곽이 그려진 그림에 색칠을 하는 수준이다. 주요 문장을 영어나 한국어로 아동이 녹음할 수 있는 ‘말하기’ 기능도 추가했다.

‘내가 만든 그림책’과 ‘살아있는 동화’ 모두 시범 운영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림을 그리는 기능만 놓고 보면 ‘내가 만든 그림책’이 더 우수하고 사진과 표정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살아있는 동화’에 더 흥미요소가 있다. 게다가 ‘살아있는 동화’는 SK텔레콤의 자체 기술인 티리얼(T real)을 활용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5월 IPTV 하이퍼 가상현실(VR) 서비스인 ‘TV쏙’을 내놓고 세계 최초임을 강조했다. 하이퍼 VR은 사용자가 영상 속으로 들어가는 가상 출연 기술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아동이 인기 캐릭터와 나란히 TV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함께 율동을 하거나 춤을 추면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KT는 이 서비스를 두고 스마트폰 영상에서 객체를 추출하는 실시간 객체 기술을 개발했으며 추출된 객체를 TV VOD(주문형 비디오)와 바로 합성하는 실시간 합성기술, VOD 영상의 배경을 투명화 해 캐릭터만 추출하는 실시간 크로마키 기술까지 적용했다고 자부했다.

지난 5월에는 어린이 서비스를 총망라한 올레tv 서비스 패키지 ‘키즈랜드’를 선보이고 VR, AR을 결합한 양방향 놀이학습 콘텐츠를 선보였다. TV동화를 시청한 뒤 TV쏙 기술을 활용해 읽은 책 속으로 들어가 가상 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쉽게도 이런 최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UHD 셋톱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준비물이다. 대부분 업데이트된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전용 앱으로 먼저 출시된다. 애플 아이폰용 앱은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개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게다가 스마트폰 사양이 많이 낮을 경우 원활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앞으로 이통사들은 현재 미취학 아동 위주의 콘텐츠를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타깃을 넓힐 계획이다. 단순한 TV 방송 서비스에서 나아가 교육, 체험이 다 되는 다기능 IPTV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도 유리하다. LG유플러스는 이번에 아이들나라를 업데이트 하면서 아동에서 나아가 부모를 위한 콘텐츠도 마련했다. 예비 부모, 초보 부모 등을 위한 부모 교실 콘텐츠를 마련해 부모의 육아 궁금증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기술도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AI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티리얼에서 개발한 AR 기술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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